영국의 유명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26일 마지막 종이신문을 발행했다. 신문사가 문을 닫은 것은 아니고, 온라인 판만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마지막 인쇄판에는 붉은 글씨의 ‘STOP PRESS(인쇄를 멈추다)’가 특별표지로 더해졌다. 한때 유료부수가 40만부에 이른 적도 있었던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판매부수가 5만4000부까지 떨어지는 등 적자를 면치 못했다. 종이신문 특유의 잉크냄새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시대와 기술이 급변하면서 종이매체 대신 인터넷 매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대부분 무료인데다, 언제 어디서나 관심있는 기사를 선별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매체가 넘쳐나다 보니 생존경쟁도 치열하다.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기사를 쏟아내기도 한다. 또 중요한 내용을 문장 대신 눈에 띄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사진 위주로 싣기도 한다. 심지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기사를 내보내기도 하고, 광고(수익)를 겨냥한 비방성 기사도 서슴지 않아 대중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보니 인터넷 매체는 종이신문보다 내용이 가볍고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까지 심어주고 있다.

매체의 겉모습이 바뀐다고 해서 언론의 본질마저 바뀌어서는 안된다. 특히 관심을 끌기 위해 혹은 광고유치를 위해 저질 기사를 양산해서는 안된다. 뉴욕타임즈는 지난해 ‘snowfall’이라는 눈사태에 관한 디지털 기사를 작성해 디지털 기사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다. 인포그래픽과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수단을 활용해 한편의 영화 같은 기사로 평가받는다. 290만명의 독자들이 35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는 등 반응은 뜨거웠다. 낯 뜨거운 기사가 아니어도 스스로 창피한 기사가 아니어도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인디펜던트’의 마지막 종이신문 발행 소식을 접하면서 인터넷 매체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종이신문보다 더 빨리 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뜩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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