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경영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99.6%였다. 국내 30대그룹 180개 계열사의 2015년 이사회 의결 결과를 분석한 자료다.

SK, LG, 현대중공업, 한진, KT, 신세계, CJ 등 18개 그룹 사외이사들은 모든 사안에 100% 찬성했다. 삼성(99.7%), 현대차(99.6%), 포스코(97.1%), 한화(99.5%), 대우조선해양(95.3%)도 찬성률 100%는 면했으나 ‘반대’ 의견은 한 표도 나오지 않았다. 기권이나 유보, ‘의사표명 없음’에 따른 결과였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안건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경우는 4001건 중 17건이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신규 출점 건에 사외이사 5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선피앤디 자금대여 건도 사외이사 2명 모두 반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자회사인 삼우중공업이 보유한 신라금속 주식 인수 승인 건에서 반대표가 나왔다. 5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은 유보를, 나머지 1명은 반대를 표명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CEO스코어는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전년(99.8%)에 비하면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거수기’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