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남지 않았다. 각 지역 후보들의 지지도 등을 따지는 여론조사가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시민단체와 학계를 중심으로 각 정당의 정책공약들에 대한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과연 유권자들에게 어떤 공약을 내걸고 있는지 판별하기 위해서다. 주목할 것은 여론조사에서 압승을 예상하고 있는 집권당의 공약이다.

새누리당은 250여쪽에 달하는 중앙당 공약집과 시·도별 공약집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과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숱하게 거론했지만, 이번 20대 총선 공약집에서 ‘경제민주화’는 사라지고 ‘경제활성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재벌개혁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일감몰아주기의 실효적 규제라든지, 소유지배구조 개선이라든지, 경제력 집중 해소 등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민주화는 곧 재벌개혁과 직결된 사안인데 결국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도, 관심도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공약을 만들면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고, 공약을 지키기 위해 어디에 예산을 쓸 것인지에 대한 내용도 빠져 무책임하다는 게 새누리당 공약에 대한 평가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경제정책의 방향 전환을 모색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적어도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 한때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기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제 이런 수식어조차 거추장스러워 하는 듯하다.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경실련이 4일 주요 정당의 공약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새누리당은 우리 사회의 현안인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 의지가 사실상 실종됐다”고 평했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게 경실련 평가의 골자다. 이제 그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 됐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