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중소기업 정책공약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양적 확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면, 야당은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방점을 찍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재벌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근절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더민주당과 정의당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초과이익공유제’에서 뜻을 같이 했다. 특히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지난 2010년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내세웠던 초과이익공유제가 이번 총선을 통해 다시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중기이코노미는 ‘주요 정당 경제관련 공약’ 두 번째로 각 정당의 중소기업 정책공약을 살펴봤다.

주요 정당 중소기업 관련 정책공약 비교

<자료=각 당 정책공약집>   ©중기이코노미

◇새누리당, ‘중견기업 전용 R&D’ 사업=새누리당은 중견기업 전용의 연구개발(R&D) 지원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중소기업 전용의 정부 R&D사업(2016년, 8532억원)을 운용하고 있지만, 중견기업 전용의 R&D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은 내년에 예비타당성을 거쳐 2018년에 1000억원 규모로 중견기업 R&D 예산을 배정한 뒤, 2020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안이다.

새누리당은 또 ‘코스닥거래소’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가칭)한국거래소지주’를 설립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코스닥거래소를 별도 자회사로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가 요구한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특별법’을 제정하는데 새누리당도 뜻을 같이 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1만개의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중소기업 특허공제제도 도입 ▲벤처기업특별법 일몰(2017년 한시법) 폐지 ▲공공기관의 중소기업제품 의무구매비율 50%→60% 확대 등이 있다.

◇더민주당, ‘중소상공부’로 조직 격상=더불어민주당은 경제민주화 공약 1호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내세웠다. 적합업종법 제정은 중소기업계의 오랜 요구이기도 하다. 적합업종 권고기간을 현행 6년에서 8년으로 연장하는 한편 대기업이 사업조정 권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 조항을 두도록 입법화하겠다고 했다.

더민주당은 재벌의 ‘갑질 행태’와 관련 적잖은 공약을 다듬었다. ▲가맹점업계의 인테리어 강요 행위 ▲제조하도급에서 부당한 원가산정 요구와 납품단가 후려치기 ▲대형유통점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반품 행위 등을 막겠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가 주요 정당의 중소기업 관련 공약을 비교·분석한 결과, 여야간 중소기업 정책공약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여당은 ‘양적 확대’에, 야당은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비중을 두고 있다.<자료=비자트>

또 ‘(가칭)중소상공부’를 신설하는 공약이 눈에 띈다. 각 부처에 분산돼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일원화가 필요한 만큼 이를 통합·조정할 수 있도록 조직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이밖에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확대 ▲우수 창업기업 연대보증 면제 ▲벤처기업 지원(TIPS) 강화 ▲수출중소기업 육성 등이 있다.

◇국민의당, ‘초과이익공유제’ 실시=국민의당은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업체에 배분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상생법’에 이익공유제를 제도화하고, 세법을 개정해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초과이익공유제 시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납품단가 연동제’도 공약으로 내놨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적용대상을 납품단가 문제 등으로 확대해 납품단가 연동제를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또 국민의당은 공약을 통해 중소기업청이 벤처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줄 것을 강조했다. 현재 벤처·창업 관련 지원부처가 6곳으로 분산돼 있어 총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이밖에 ▲중소기업 신기술 제품의 우선구매 ▲한국형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밀’ 설립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특별법’ 제정 ▲피해업체 고소·고발권 ▲창업초기기업 연대보증 폐지 등이 있다.

◇정의당, 적합업종 안 지키면 ‘주식처분’=정의당은 정부가 직접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의당은 “박근혜 정부 들어 신규로 지정된 적합업종은 5개에 불과하다”며 “동반성장위원회가 주관하는 적합업종제도는 권고사항에 머물러 구속력이 떨어진데다, 동반위 예산의 40% 가량이 전경련 등 재벌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재벌에 대해서는 주식의 처분·기업분할 명령·임원 사임·영업 양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상생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하도급법·대리점법 등에만 적용되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가맹점법·유통법 등 모든 불공정거래까지 확대하는 것은 물론 ‘집단소송제’도 도입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의당은 국민의당과 마찬가지로 원청기업의 이익 중 목표를 초과한 이익을 협력업체에 배분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박근혜 정부가 만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소기업지원센터와 통폐합할 것도 주장했다. 기존에 있던 중기지원센터와 차별성이 없는데다, 중복지원과 정책전달체계의 비효율성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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