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 민간주도창업지원사업(TIPS)의 운영사인 더벤처스 호창성 대표가 지난 4일 구속됐다. 더벤처스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TIPS보조금을 받아준다는 명목으로 스타트업 다섯 곳의 지분을 편취했다는 혐의다. 또 지분을 양도받은 것을 숨기고 허위 투자계약서를 꾸민 뒤, 국가보조금 20여억원을 추가로 가로챈 혐의(사기 등)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더벤처스는 지난 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더벤처스는 TIPS 운영 취지에서 벗어나는 일체의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다”며 “더벤처스는 TIPS가 인정하는 범위(창업팀의 지분율 60% 보장)내에서 정당하게 지분을 취득했고, 이는 상호 합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허위계약서를 꾸며 보조금을 가로챈 적이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 VC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더벤처스의 경우는 지분의 비율 문제가 아닌 절차상에서의 문제인 것 같다”며 “지분에 대한 협상은 투자자와 창업기업 사이에 자유롭게 결정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TIPS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팀 김종현 팀장도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8일 중소기업청과 함께 더벤처스 특별현장점검 중”이라며 “점검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TIPS는 운영사로 선정된 엔젤투자회사가 벤처기업에 1억원을 투자하고, 중소기업청에서 연구개발비 등의 명목으로 최대 9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기술창업 지원프로그램이다. 시행초기부터 큰 규모의 정부자금이 지원돼,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창업 성공의 지름길로 통한다. TIPS프로그램은 올해 운영 4년차를 맞아, 후속투자를 유치하고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창업팀을 선정하고 육성하는 과정에서 운영사가 전권을 갖다시피 한 구조이다 보니 창업팀에 대한 ‘갑질’ 논란도 있었다. 또 운영사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정부지원으로 실패율을 낮추고 성공에 대한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업계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급 기술인력의 벤처창업 도전을 돕기 위해 민간투자주도형으로 추진하고 있는 TIPS프로그램이 창업 생태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바다.

정부 당국은 이번 사건을 한점 의혹없이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대적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창업팀이 육성과정에서 운영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관련 운영지침 등을 다시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개선해,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창업 생태계가 활기를 띨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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