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전기전자·자동차업종 원사업자를 대상으로 두 달간 직권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하도급 대금 지급 관련 불공정 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2015년 공정위의 서면 실태조사 결과, 법 위반 혐의가 높게 나타난 제조업체 30곳이다.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이 주를 이루며 기계, 금속, 화학, 의류업종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조사 대상업체에는 조사 사실을 미리 통보하지만, 대외에 업체 목록을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하도급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 한번이라도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가 있는 원사업자는 전체의 33.8%였다. 2014년(39.1%)과 견주면 다소 낮아졌으나 여전히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하도급 대금을 늦게 지급하면서 지연이자를 주지 않는 것은 하도급법 위반에 해당한다. 어음이나 기업구매 전용카드, 외상 매출채권 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면서 할인료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도 위법이다. 발주자로부터 현금으로 대금을 받고도 하도급업체에는 어음으로 주는 행위도 금지돼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위반 행위를 적발할 경우 최대한 원사업자의 자진시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조사 개시 전 자진시정하는 업체에는 모든 제재를 면제해주고, 조사 개시 후 3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는 업체에도 벌점과 과징금을 면제해 준다. 적발되고도 자진시정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공정위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