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마다 제각각인 사업보고서상의 직원보수 산정기준을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십억대 연봉의 미등기임원까지 직원보수에 포함시키는 기업이 있는 반면, 부장급 이하 직원들만 적용하는 기업도 있어 혼란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현재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는 직원보수는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서식에 따라 공시하고 있다. 여기서 직원 범위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12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메리츠증권 등은 직원보수 산정에 상무·전무 등 미등기임원도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은 부장급 이하 직원만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통일된 기준이 없다 보니 기업마다 직원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직원보수 총액에서 직원 수로 나눈 값을 1인당 평균 보수로 기재하고 있다.

제각각인 기준에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카카오의 고액연봉 논쟁이다. 지난해 7월 한 취업포털은 2014년 카카오의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평균연봉이 1억7500만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남성 직원의 평균연봉은 2억1600만원에 달했다. 카카오의 미등기임원도 직원보수에 포함한 탓이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는 과정에서 지급한 상여금, 스톡옵션 이익금까지 더해지며 평균보수가 치솟았다. 카카오는 당시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실제 직원들의 급여와는 차이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직원보수에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것에 대한 논란이 있다. 미등기임원에는 등기임원직을 유지했다 물러난 오너, 고액 보수를 받는 오너 일가 등도 포함된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도 미등기임원이다. 이들의 임금과 직원들의 임금을 더해 평균을 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직원간 연봉차가 10배 이상이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2015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집계한 국내 52개 그룹 241개 상장계열사의 등기임원 1인당 평균보수는 6억2600만원이었다.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6190만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와 관련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장은 “직원보수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직원보수 공시 작성 기준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직원보수 기준 일원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기업공시국 이해송 팀장은 12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당장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며, 연말에 사업보고서가 나오니 추후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