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현=이가영 기자]지난 9일과 10일 일본 도쿄 근교의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Makuhari Messe) 국제전시장에는 한류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한류스타들이 일본을 방문해 팬들을 만나고, 나아가 한국의 패션·뷰티·푸드 등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판로개척에 도움을 주기위해 기획된 ‘KCON 2016 Japan’ 행사 때문이다.

표를 구하지 못해 ‘티켓을 구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행사장 주변을 배회하는 일본인들도 적지않았다. 티켓 가격은 하루권이 1만1900엔으로 한화 약12만원 정도다. 일본에서 열리는 다른 컨벤션 행사나 콘서트 가격보다 비싼 편은 아니지만,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준비된 표는 모두 매진된 것이다.

9일과 10일 마쿠하리 메세의 ‘KCON 2016 Japan’을 찾은 일본인 행렬   ©중기이코노미

‘KCON 2016 Japan’ 행사장 모습   ©중기이코노미

KCON은 CJ E&M과 함께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중소기업청, 코트라가 2014년부터 시작한 행사다. 한류콘서트와 컨벤션을 결합해 한국문화와 한국제품을 전 세계 알리는 대표적인 컨벤션형 페스티벌이다.

2012년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일본과 미국의 뉴욕, 올해는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까지 진출, 한국의 문화와 중소기업 제품을 알리고 있다. 첫 회에는 58개 기업이 참가 총 1만명의 관객이 방문했으며, 지난해는 행사기간동안 231개사가 참여하고 약 9만명의 관객이 방문해 행사 관련 모두 97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총 5개의 이벤트 무대가 꾸며져, 일본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인기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공연과 한국어 및 케이팝 댄스 강좌도 열렸다.

농심의 신라면 부스. 관람객들은 시식에 관심을 보였다.   ©중기이코노미

CJ푸드빌의 ‘비비고’ 부스. 미초, 주먹밥, 떡꼬치 등 자사제품 시식코너를 마련했고, 전통 투호놀이를 선보였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비비고, 패밀리마트, 농심, 진로 등 식품관련 협찬사 7곳이 참가한 한식소개 ‘푸드부스’는 호응을 얻었다. 비비고 부스에서는 미초, 주먹밥, 떡꼬치 등 시식코너가 마련됐고 한국 전통놀이인 투호놀이가 선보였다. 신라면은 아이돌그룹 스누퍼, 삼다수는 소녀시대 태연을 앞세워 한류팬들의 관심을 얻었다. 그 옆에는 한식 및 일본 유명 음식점 다수가 푸드코트를 운영, 한식에 관심이 있는 일본인들이 구매하고 먹어볼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일본팬과 만나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스누퍼’   ©중기이코노미

50개의 한국 중소기업이 유명 아이템을 판매하는 ‘K-GOODS ZONE’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도 남달랐다. 뷰티·패션 29개사, 아이디어 생활용품 19개사, 문화콘텐츠 1개사, 식품1개사가 참여해 자사의 상품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하는 아이폰 케이스인 ‘픽셀퍼즐’과 피부관리가 가능한 LED 마스크, 기초화장품을 판매하는 뷰티·헬스 제품 전문업체인 ‘셀피코리아’, 기능성화장품과 캐릭터 파우치 판매업체인 ‘파시’ 등이 인기가 높았다.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눈여겨 보는 일본인들   ©중기이코노미

기능성화장품과 캐릭터 파우치 판매업체인 ‘파시(fascy)’의 판매부스. 제품이 아기자기해서 일본 여성들의 인기가 많았다.   ©중기이코노미

걸그룹 카라의 전 멤버인 니콜은 9일 오후 이곳 중소기업 부스를 방문, 순회하며 중소기업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홍보했다. 이에대해 현장에서 만난 행사 관계자는 “높은 비용때문에 유명 연예인을 통한 홍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스타마케팅 등의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니콜과 중소기업이 연계한 화보는 무료 한류잡지인 ‘KWAVE’ 4월호에 실린다.

또 다른 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KCON에 참여하기 위해 60개의 기업이 지원했으나, 올해는 167곳이 지원해 전년 대비 지원율이 2.7배 늘었다”며 “특히 앞서 8일 열린 수출상담회에서 중소기업 50개사 가운데 7개사가 12억원 규모의 구두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KCON 행사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개척에 적지않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행사장을 메운 일본인 관람객들. 한쪽에서는 한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가 있고, 다른쪽에서는 공연이 한창이다.   ©중기이코노미

한편 10일 행사장을 찾은 아사미(24)씨는 “한국 스타를 좋아해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다가 KCON 행사를 알게 됐다”며 “좋아하는 스타도 가까이에서 만나고, 또 한국문화와 상품 등 한국에 대해 알게 돼 다음에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미사토(27)씨는 “한국 연예인들이 피부가 좋아서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여러 제품을 테스트 해볼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해 써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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