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참벗’ 정인호 변호사

상호계산이란 상인 사이 또는 상인과 상인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 있어서 상시적 거래관계가 있는 경우에 일정 기간 내의 거래로 인한 채권·채무의 총액에 대해 상계하고, 그 잔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다.

상호계산 기간 중의 효력

상호계산은 일정한 기간 내의 거래로 인해 생긴 채권·채무의 총액을 일괄해 결제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상호계산 기간 중에 당사자 사이의 거래에서 생긴 채권·채무는 모두 계산이 포함돼 독립성을 잃게 된다. 이를 상호계산불가분의 원칙이라고 한다. 따라서 상호계산의 효력에 의해 각 채권은 개별적으로 행사하거나 양도할 수 없으며, 담보의 제공 또는 압류가 인정되지 않고, 상호계산 대상이 아닌 다른 채무와는 상계하지 못한다. 그리고 상호계산 중에는 각 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거나 이행지체가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상호계산의 대상이 되는 채권·채무가 독립성이 상실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성질은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매매대금 채권은 상호계산의 대상이 된 후에도 매매대금채권의 성질을 그대로 가지므로 원래의 매매계약에 따라 매수인은 목적물 인도청구를 할 수 있고, 매매계약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잔액채권의 승인 전에는 계약의 해제 또는 취소를 할 수 있다.

그리고 어음 기타 상업증권을 수수한 대가로서의 채권·채무를 상호계산에 포함한 경우 증권상의 채무자가 변제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당사자는 일방적으로 그 항목을 제거할 수 있다.

상호계산 만료 후의 효력

상호계산은 상인 사이 또는 상인과 상인이 아닌 사람들 사이 상시적 거래관계가 있는 경우에 일정기간 내 거래로 인한 채권·채무의 총액에 대해 상계하고, 그 잔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이다.<자료=비자트>

잔액이 확정된 후에는 양 당사자가 채권·채무의 각 항목에 대해 이의를 하지 못한다. 따라서 각 항목 채권의 기초가 되는 거래의 무효·취소 또는 해제를 사유로 해 잔액 채권 자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고, 이에 관하여는 별도로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만 가능할 뿐이다. 그리고 계산서의 각 항목에 대해 착오나 누락이 있는 경우에도 역시 승인행위 자체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고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만이 가능하다. 물론 승인행위 자체에 착오 또는 사기·강박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민법 일반 원칙에 따라 승인행위 자체를 취소할 수 있을 것이다.

잔액 채권은 각 채권·채무의 잔액이 아니라 새로이 생긴 독립된 채권이므로 상호계산에 포함됐던 기존의 개별 채권에 붙은 담보권 등은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잔액 승인에 의해 소멸하고 더 이상 잔액 채권을 담보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특약에 의해 상호계산에 포함된 때로부터 각 개별 채권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하더라도 잔액 채권에 대해 계산 폐쇄일 이후의 법정이자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다. 또 잔액 채권은 독립된 새로운 채권이므로 기존의 채권과는 관계없이 계산폐쇄일부터 새롭게 소멸시효가 진행하고 이에 대해 압류가 가능하게 된다.

상호계산의 종료

상호계산 계약은 계약기간의 경과 또는 일반적인 계약 종료의 사유(당사자의 사망 등)로 인해 끝나게 된다. 특히 상호계산은 상인 사이의 신용을 기초로 하는 제도이므로 각 당사자에게는 언제든지 상호계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해지권이 인정된다. 그리고 상호계산 계약은 상대방과의 거래가 끝나면 자동적으로 소멸하게 된다. 상호계산 계약이 끝난 때에는 약정기간 등과 상관없이 즉시 계산을 폐쇄하고 잔액채권자는 잔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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