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20대 총선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14일 개최한 토론회<사진=경실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0대 총선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14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번 20대 총선은 ‘더 이상은 못 살겠다’는 민심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기저에는 헬조선, 양극화 등 경제문제에 대한 불만들이 표출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대표가 ‘경제 실정’을 주장하며 경제민주화를 대안으로 내걸었지만 실제 공약에서는 내용이 없었고, 국민의당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고 주장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알파고 유권자’라고 표현하며 20대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주목했다. 조 교수는 “선거지형 자체가 야권이 분열돼 여권에게 유리한 선거였지만,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됐다”며 “임기 중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경제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표로 나타난 결과”라고 했다. 또 “정당비례투표에서 국민의당이 2등을 차지한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도 “새누리당의 ‘진박공천’이 ‘진상공천’이 된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결과”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포괄적 성장’이라는 경제담론을 들고 오면서 수도권의 틈새를 채우게 된 이유도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전문가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개표 전까지 새누리당이 최소 14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122석을 확보해 국민들로부터 옐로우 카드를 넘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와 함께 5060세대의 투표율 감소 그리고 2030세대의 투표율 증가 등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개원하게 될 20대 국회에 대해 박상인 교수는 “다수인 야권은 스스로 어떤 식의 경제정책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새로운 법안을 계속 발의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민의당도 중간에서 조정을 하겠다는 타협자의 태도가 아닌 구체적인 정책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20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 122석 ▲더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최종 집계됐다. ‘여소야대’ 정국으로 꾸려진 것은 16년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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