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실태⑧]“우리 정부가 북핵 문제를 이유로 개성공단 등 모든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제로’로 되돌린 것은 지혜롭지 못한 처사다. 북한이 핵무기 등 무기고도화전략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정부는 정치·외교·경제 등을 동시 병행해 접근해야 하는데, 군사적 시각으로만 접근하고 있어 안타깝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정부당국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장)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에 대한) 찬반을 떠나, 미국·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가 독자적이고 자율적인 역량을 펼칠 수 있었던 ‘정치 무대’가 바로 개성공단이었다”면서 “이번 정부 조치는 지나치게 성급했다”고 아쉬워했다.

◇개성공단 존재만으로도 ‘리스크’ 완충=임 교수는 “증시상황을 좀더 면밀히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냉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국가신용등급이 당분간은 아니지만 점차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성공단 폐쇄가 앞으로 우리 경제와 국가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교수에 따르면 개성공단은 ▲정치·군사적 측면 ▲경제적 측면 ▲사회적 측면 등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개성공단은 남북한 군대가 ‘핫라인’을 통해 출입·출경과 차량통행 등을 관리하는 등 사실상 군대가 보증하는 사업이다. 북측에 경영과 기술 등을 전수해 주는 등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보여주는 교실이기도 하다. 특히 개성공단은 남북경제협력지대라는 ‘경제특구’이자 동시에 향후 ‘통일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실험장이기도 하다.

임을출 교수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통해 일자리도 만들고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안겨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차기 지도자, 개성공단 해법 내놓을 것”=지난 2013년 북핵실험을 이유로 개성공단이 6개월동안 잠정중단된 후 재가동된 사례처럼, 남북대화 가능성에 대해 임 교수는 “현 정부 임기 내에 대화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북핵무기=개성공단 자금줄’이라는 등식을 여전히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핵무기가 있는 한 경제협력이든, 교류사업이든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정부가 (협상에) 일체 나서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정치권은 개성공단 폐쇄 문제에 대해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재만으로 북한을 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은 정부당국자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남북경협이나 남북교류의 출발점은 현재 닫혀버린 개성공단 문제에서부터 출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대선 국면에서) 새로운 정치지도자가 나오면 어떻게든 나름의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평화적 남북관계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개성공단 정상화는 의외로 간단하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평화공존이냐 적대적 공존이냐는 정부당국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구조화돼 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국민도, 정부도, IMF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성장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 들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출구는 있다. 바로 ‘북방경제’다. 개성공단을 중심으로 부품조달과 물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산업연관 파급효과로 인해 일자리도 생기고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자연스럽게 평화와 경제의 선순환을 안겨다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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