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금융지원을 위한 대출정책이 20대 국회에서 완화되고, 몇가지 제한 조건을 뒀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금융회사 상품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대 국회가 16년만에 여소야대 구도로 재편됨에 따라 금융관련 정책도 정부·여당 일변도에서 벗어나 야당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정당의 4·13 총선 금융관련 공약 비교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주요 정당 대출제도 완화 ‘한 목소리’=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일 ‘4·13총선과 금융정책의 흐름’ 보고서를 통해 “총선기간에 주요 정당들이 발표한 금융관련 공약들 중 일부는 빠른 시일안에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기존의 대출정책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위한 세부방안으로 신협조합의 영업구역을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체국에 신용대출 업무를 허용함으로써 시중은행에서 소외된 중·저 신용자에게 2000만원 한도내에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이사 시기의 불일치로 인해 중도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해 ‘기간 불일치 주택자금 대출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공약했다.

또 ISA의 경우 주부·청년 구직자는 아예 계좌를 만들 수 없다. 3년의 의무가입기간도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스럽다. 게다가 중도인출을 할 경우 세제혜택이 사라지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은 가입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고, 수시입출금을 허용하는 등의 ISA안을 제시했다.

◇가계부채 등 해결방안 놓고 논란 예상=가계부채는 이번 선거에서 숨겨진 이슈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BBC, 프랑스 AFP 등이 한국 총선 결과에 대해 “여당이 참패한 원인 중 하나가 가계부채의 급증”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가계부채 해결방안과 관련, 더민주당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채권은 즉시 일괄 소각하고, 소멸시효(10년)가 완성된 채권은 매각·추심을 금지하며, 채무조정과 회생기간을 3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보고서는 “더민주당이 시민단체인 주빌리은행을 통해 부실채권을 헐값에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으로 장기채무자의 빚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포퓰리즘 논란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 국민의당은 저축은행 후순위 사채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호기금 마련과 증권사 원금보장형 상품의 예금자 보호 확대안 등을 제시했지만, 금융소비자를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상진 수석연구원은 “감독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자본시장 육성 등 각 정당의 총선 공약을 반영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지 못한 공약들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보여, 금융권도 이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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