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모든 산업의 무역수지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지만, 유일하게 소재·부품산업만 35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처럼 소재·부품산업의 부가가치는 크지만 일본 의존도가 큰 게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 의존에서 벗어나 중소·중견기업이 연구주체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소재·부품산업 수출입 현황

<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원>

◇전자재료 대부분 일본 의존=19일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소재·부품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재·부품산업의 무역흑자 규모는 2014년 기준 1079억달러를 기록했다. ‘소재·부품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된 2001년(27억달러)에 비해 무려 40배나 급증했다. 세계시장 수출 순위에서도 2001년 10위에서 2014년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교역 상대국은 43%를 차지하는 중국(469억달러)과 아세안(216억달러), 중남미(128억달러), 중동(113억달러) 등 신흥시장이다. 반면 대일 적자(163억달러) 폭은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입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LCD 등 효자수출 종목인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재료가 대부분 일본서 들여온다. TV와 스마트폰의 핵심소재인 편광필름(TAC필름)은 일본에 절대적(99.8%)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액정도 98%가 일본산(産)이다.

<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원>

이 뿐만 아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용 BAC(취성균열정지인성)강 성능을 시험하는데도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샘플 3개를 시험하는 드는 비용이 1억원에 달할 정도다. 이 때문에 전체 무역적자 중 소재·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31%에서 2013년 40%로 더 늘어났다.

국내 소재·부품산업의 생산기술이 향상돼 일본·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이 핵심 소재·부품의 자급화를 추진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양상이다. 사물인터넷(IoT)의 핵심기술인 센서분야의 시장점유율은 한국이 7위(1.7%)로 중국(2.7%)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원>

◇“중소·중견기업 연구주체 돼야”=문제는 대기업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2013년 소재·부품산업의 사업화 성과를 조사한 결과, 수요기업이 대기업인 경우 사업화 성공률이 54.7%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의 사업화 성공률은 18.9%에 불과했다.

또 국내 소재·부품기업들이 대개 영세한 것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국내 센서부품기업의 경우 매출액 50억원 미만인 곳이 63%를 차지했다. 게다가 기업 영위기간 중 3~5년 사이에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재·부품 전문기업의 83%가 5년차때 성장통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19일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제1차 금속·부품소재산업위원회<사진=중소기업중앙회>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장현덕 소재부품기획팀장은 “지금은 어떤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면서 “특히 소재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의현 이사장은 “그동안 소재·부품산업은 자동차·조선·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완제품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왔다”면서도 “중국의 추격과 내수시장에서 국내 기업간 과당경쟁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소재기술개발 혁신 방안

<자료=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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