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의 자금줄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라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전경련은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추정되는 통장에 수천만원을 지원해 왔다. 전경련은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했다. 베일에 싸여있던 어버이연합의 돈줄이 전경련으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2006년 활동을 시작한 어버이연합은 여러 사안에 목소리를 내 왔다. 최근 행적을 보면 세월호 선동세력 규탄집회, 북핵 도발 반대집회, 공천문제로 시끄러웠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퇴 촉구 집회 등을 열었다. 지난해에는 경찰서장을 폭행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노동계와도 번번이 충돌했다. 노조가 집회를 계획하면 그 자리에 집회신고를 하는 ‘알박기’도 일삼았다. 때문에 이들의 ‘배경’이 대기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심증일 뿐이었다.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경련의 자금지원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 의심은 심증이 아닌 물증이 된다.

11일 시사저널 보도에 의하면 어버이연합은 탈북자들에게 일당 2만원을 주고 집회인원을 동원했다. 남한에서의 생계가 여의치 않은 탈북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던 듯 보인다. 어버이연합은 2014년에만 1200명을 동원하는데 2518만원을 썼다. 이들은 지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알바비가 아닌 교통비라고 해명했다. 전경련이 푼 돈 중 일부는 탈북자들에게 갔다는 얘기가 된다.

가증스러운 행태다. 전경련은 대기업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대기업이 살아야 중소기업이 살고 나라경제도 살아난다는 ‘낙수효과’를 지지하는 연구보고서를 내 왔다. 체면치레 때문에 차마 못 한 얘기는 돈을 주고 뒤에서 벌였다. 어버이연합에 돈을 대고 집회를 종용한 일이다. 그 돈은 생계가 어려운 탈북자들에게 갔다. 이것이 전경련이 주장해온 낙수효과의 실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