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즈음해 대북정책이 유연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때문에 남북관계와는 별개로 북핵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북미대화’가 재개된다면, 개성공단 정상화 여부가 의제로 논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이어 남은 북핵문제, 북미대화 가능성”=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기업협회가 20일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과 개성공단’ 좌담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양 교수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내년에 새롭게 들어설 행정부에 부담을 주기 보다 (국가 단위의 외교적 문제를) 털고 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핵문제를 타결한 뒤 남은 문제는 북핵 문제인데, 어떤 식으로든 북미 접촉을 통해 비핵화정책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미대화가 이뤄진다면 개성공단 정상화 여부도 의제로 다룰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내 개성공단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가 ‘남북관계 전망과 개성공단’을 주제로 20일 개최한 전문가 좌담회   ©중기이코노미

이날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남북관계 특성상 평상시보다 대결국면 속에서 난제들을 풀어간 사례가 적지않다”면서 “지난해 목함지뢰 사태 이후 위기수준까지 치달았지만, 남북한 고위당국자간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상봉이라는 결실을 맺었던 것을 돌이켜볼 때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화된 국내 정치지형도 남북대화에 ‘청신호’다. ‘여소야대 국회’로 재편된 만큼 남북대화를 재개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는 데 유리한 환경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서명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화 채널’이 열릴지 주목해 볼 사안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5차 북핵실험 징후…‘강대강’ 대결 지속 우려”=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꺼내기에는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다음달 7일 열릴 북한 노동당 7차 대회를 즈음해 5차 북핵실험 징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남과 북의 ‘강대강’ 대결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양 교수는 “북한이 당대회에서 핵 보유국임을 당 규약에 명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중국의 포지션도 (중재자로 나서기에) 어려울 것이며, 남북간 ‘강대강’ 국면이 계속 이어져 반전시킬 만한 카드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도 “북핵실험·장거리 미사일 등이 최대변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연구위원은 그러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북한이 군대를 재배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성지역에 어떠한 군사적 움직임도 없었다”면서 “북한당국도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북대화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은 문제는 우리 정부당국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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