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가 국제통상법상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법리 해석이 나왔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세계무역기구(WTO)·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협정의 ‘시장접근 제한 금지 조항’과 충돌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적합업종제도의 법제화에 반대해 왔으며, 정부도 통상마찰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1일 중기이코노미에 “적합업종제도는 서비스 거래 총액이나 자산 총액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다”라며 “대기업이 반대논리로 내세운 ‘시장접근 규정 위배’라는 주장은 잘못 해석하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반대논리의 근거로 제시한 스크린 쿼터의 경우에 대해서도 “외국영화의 상영시간을 제한하는 것이지, 영화필름의 공급 총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외국기업의 재산권 자체에 대한 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WTO GATS(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 제2항에 근거한 ‘비위반’ 사항이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법리 해석: (b)적합업종제도는 서비스 거래 총액 또는 자산 총액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님. GATS 제16항 제2항 (b)호 비위반. (c)적합업종제도는 서비스 영업 총수나 서비스 공급 총량을 제한하는 조치가 아님. GATS 제16조 제2항 (c)호 비위반.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또 ‘최혜국대우(MFN)원칙’에 대해서도 “이미 미국·EU·중국 등은 외국인투자자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문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내국인대우(NT)원칙에 위반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제도 운용상 보완할 필요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기중앙회가 지난 20일 외교부 출신의 국제통상법 전문 변호사 A씨에 의뢰해 ‘적합업종 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검토·의결한 사안이다.

중기중앙회 유통서비스산업부 손성원 차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통상협정은 체결 국가들 사이의 무역장벽 완화 또는 제거를 목표로 하지만, 주권국가의 정책주권을 제로화하겠다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산업지원본부장은 “자본을 앞세운 무분별한 대기업의 시장진입을 견제해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고,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적합업종 제도의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제정’을 공약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진입제한 위반시 처벌 강화, 생계형 및 영세자영업종에 대한 적합업종 지정 확대 등이 주요 골자다. 이에따라 제20대 국회에서 적합업종 법제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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