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투자하거나 거래를 할 경우 계약서를 작성할 때 손해배상 조항 등을 명시해야 혹시 모를 손해를 줄일 수 있다. 경제제재가 해제됐지만 ‘스냅백’ 조항에 따라 협상내용을 어길 경우 경제제재가 복원돼 자칫 자산을 그대로 두고 철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0일 주최한 ‘신흥 유망시장 법률 리스크 대응 전략 및 국제무역규칙 세미나’에서 ‘對이란 비즈니스 법률 리스크 사례와 대응 전략’을 발표한 법무법인 지평의 류혜정 변호사는 “현재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일시적인 것”이라며 “만약 이란이 협상내용을 어겨 국제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 합법적으로 수주 및 투자를 했더라도 그대로 두고 철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번거롭더라도 계약서에 스냅백의 계약유지 여부와 손해배상 등의 내용을 자세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흥 유망시장 법률 리스크 대응 전략 및 국제무역규칙 세미나’   ©중기이코노미

스냅백(snapback)은 지난해 7월 이란이 UN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과 독일이 함께 체결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포함된 조항이다. 이란이 합의한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65일안에 해제한 경제제재를 다시 복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는 JCPOA 이행일 기준 핵개발과 관련된 제재 일체를 폐기했다. 그러나 미국은 기존 제재규정을 JCPOA에서 정한 결의 채택일을 기준으로 8년이 되는 날까지 유예했다. 따라서 만약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별도의 입법절차 없이 바로 경제제재를 복원할 수 있다.

스냅백이 가동돼 다시 제재가 이뤄지면, 그 시점 이전에 계약한 수출입 거래나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기득권 보호조치(safe-harboring 또는 grandfathering) 실행이 어려워진다. 실제 미국 정부는 스냅백이 발효되는 순간, 이란과의 거래 또는 투자는 진행 중이라도 모두 무효화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류 변호사는 “정답은 없지만, 비용이 들더라도 최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해 거래조건에 반영해야 한다”며 “특히 번거롭더라도 주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구두가 아닌 문서로 작성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류 변호사에 따르면, 이란에서 현지인을 고용하는 경우 이슬람노동위원회나 노동재량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해고가 어렵다. 단 자발적인 사직이나 퇴직의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이란의 법정 근로시간은 주 44시간이 기준이다. 금요일이 주휴일이고, 월요일과 목요일은 단축근무를 하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에 근무를 한다.

또 법인세는 25%며 과세대상이 이익을 얻은 경우 적용한다. 외국인근로자는 근로소득취득 과세 대상으로 집계돼 개인소득세를 내며, 별도의 신고 없이 과세관청 작성 기준에 따라 간주세액을 측정해 인정한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법무부 이창제 차관은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은 필수적”이라며 “찾아가는 해외진출 설명회, 중소기업의 무료법률 자문서비스 등을 통해 기업들이 분쟁을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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