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P’시장이 기존시장을 보완하고 신규수요를 창출할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BoP(Base of the Pyramid)란 소득피라미드의 최하위에 있는 저소득층을 일컫는 말이다. 전 세계 BoP 인구는 약 40억명으로 추정되며, 특히 중남미의 경우 전체 인구의 70%인 4억500만명이 BoP에 속한다. 미주개발은행(IDB)은 중남미 구매력 평가(PPP)기준 연소득 3650달러(일일소득 10달러) 미만 인구를 BoP로 정의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7590억달러로 전체 중남미 경제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2000~2010년 중남미 BoP시장은 22% 성장했으며, 2020년까지 BoP시장의 상위 16%가 중산층에 진입해 구성원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하위 구성원들의 소득증가로 인해 전체 BoP 시장규모는 오히려 확대될 전망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남미의 경우 BoP의 75%가 도심지역에 거주하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접근이 용이하고 소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BoP시장은 가격경쟁력으로 결정된다는 통념과 달리, 중남미 BoP소비자들은 품질과 브랜드에 민감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고가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구매하는데도 적극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의식주를 비롯해 기초생활에 필요한 필수재 지출보다 기타 재량지출이 더 빠른 속도로 늘고있는 추세다. 2000년에서 2010년  BoP 소비자 전체지출은 21% 증가했으며 재량지출은 33% 늘었다. 또 사치재의 비중도 16%에서 17.7%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남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우 BoP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지난달 발행된 국제무역연구원 유승진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계 H사는 세탁기를 다시 설계해 채소 세척 및 치즈 제조용 기기로 활용하도록 용도를 바꿨다. 기존 제품을 BoP시장에 맞게 재설계해 호응을 얻은 것이다. 또 미국계 생활용품회사인 P사는 직접 빈민가를 찾아 시장조사를 한 결과, 수도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거품이 많이 나는 샴푸를 기피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품이 없는 샴푸를 개발해 BoP시장을 개척했다.

이와함께 BoP는 자신들이 일반대중과 다르다는 피해의식을 느끼는 경향이 있어 ‘이 제품을 사용하면 특별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보다는 ‘평범한 중산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더 효과적이다.

향후 가장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ICT분야를 꼽았다. 2014년 기준 중남미 BoP의 90% 이상이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는 컴퓨터에 비해 구입비용이 싸고, 광케이블·전기공급 등 필요한 인프라가 부족한 BoP로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ICT 기술 자체 뿐만 아니라 타 분야와의 융합상품 및 서비스도 유망해 보인다.

특히 기업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사회적 책임(CRS) 활동과의 연계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세계은행, 국제금융공사(IFC), 녹색기후기금(GCF),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국내외 관련 기구의 재원을 활용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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