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글씨 색상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은 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광화문 현판 색상 관련 자문회의를 열고 “사료, 고증자료 조사, 사진의 과학적 실험 등 정밀분석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자문회의는 최근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발견된 광화문 사진에서 불거졌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돼 있으나 1893년 9월 이전에 촬영된 이 사진 속 광화문 현판은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처럼 보인다. 흑백사진이라 정확한 색상까지 가늠할 수는 없으나 바탕색이 글씨색보다 어둡게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광화문 현판 고증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고증의 근거자료는 일본 도쿄대가 소장하고 있는 광화문 유리건판 사진이다. 1902년경에 촬영된 사진으로 이 사진에서는 바탕색이 글씨보다 밝다. 문화재청은 같은 현판이라도 빛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사진으로는 달리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광화문 현판 교체는 정밀분석 뒤로 미뤄졌다. 최근 문화재청은 현판 내 갈라짐 현상 때문에 현판을 다시 제작하던 중이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에 대한 추가 정밀 분석이 완료되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된 색상으로 현판 단청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