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관련한 연구개발(R&D) 예산이 해마다 14%씩 증가했지만, 이는 정치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적절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별 중점과제 따라 R&D 예산 늘어=25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R&D 예산이 해마다 14%씩 증가했다.

역대 정부별로 살펴보면, 참여정부는 2007년 당시 벤처산업 거품이 붕괴된 이후 벤처를 대체하기 위해 ‘혁신형 중소기업 3만개 육성’을 목표로 R&D 예산을 대폭 늘렸다. 7개 사업에 3600억원의 R&D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MB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대에 머물렀던 R&D 예산투자 비중을 4.3%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그 결과 2011년 당시 중소기업 R&D 예산은 6288억원으로 급증했다.

중소기업청 R&D 예산(계획기준)

<자료=중소기업연구원>

박근혜정부도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내걸고 중소기업 R&D 정책을 폈다. 다만 중소기업 R&D 예산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올해 중소기업 R&D 예산(9429억원)은 소폭 조정이 이뤄졌다.

이처럼 지난 15년간 중소기업 R&D 예산은 매년 14%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수는 2007년 7개에서 지난해 23개까지 늘었는데, 사업 1개에 2~4개의 세부사업이 포함돼 사업수 증가 폭은 더 크다.

중소기업연구원 홍운선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R&D 정책의 시대별 변화과정을 살펴보면, 정치적 의사결정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한번 만들어진 정책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쉽게 없어지지 않는데다, 신규정책은 계속 늘어나면서 단위사업별 관리구조만 복잡해지게 된다”며 “단기 현안이 터질 때마다 신규사업을 수립하다 보면 예산의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부서와 집행부서 독립 필요”=이와함께 중소기업 R&D정책을 기획하는 곳과 사업을 수행하는 곳이 같은 부서내에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현재 중소기업청 생산기술국 산하 생산혁신정책과와 기술개발과 등이 각각 이를 맡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기획단계는 기존 정책의 폐지·신설·확대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관에서 수행하는게 타당하다”며 대안으로 중소기업연구원이 구축한 ‘중소기업 지원사업 통합관리시스템(DB)’을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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