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정부부처가 배포한 자료들을 보면 이란과 관련한 정부관계자들의 동향이 잦고, 지난 주에는 이란시장 진출전략을 소개하는 설명회가 3건이나 열었다. 때 맞춰 관련 보고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도 대형 프로젝트 참여 등으로 증권사와 건설사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정학적으로 중앙아시아나 유럽으로 진출하기 쉬운데다, 젊은 노동인구가 많고 각종 인프라가 낙후돼 이란시장은 한국기업에 기회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설명회를 취재해보면 투자 등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법률이나 세제 등 제도 소개에만 치중하고, 유의해야 사항들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 예를들어 스냅백(snapback)이다. 이란이 국제사회와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경제제재를 다시 복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로인해 자칫 투자한 시설이나 거래 등 기득권을 보호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들이 간략하게 소개되거나 두루뭉술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무엇보다 리스크를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껏 ‘알아서 판단하라’는 식의 발언도 적지 않았다.

요즘같이 내수시장이 어려울 때 해외 신흥시장에 진출해 활로를 찾으려는 기업이 적지 않다. 그 시장이 유망하다는 분석과 함께, 리스크는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유의사항에 초점을 맞춘 설명회가 더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진출할지 말지를 균형된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시장에 대한 갑작스런 관심이 다음달 초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과 관련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이 때문에 급조된 진출전략 설명회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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