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듯 보인다. 28일 국무회의를 남겨두기는 했으나, 경제계가 제안하고 대통령도 긍정적인 의사를 비친 만큼 지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내수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임시공휴일은 지난해 8월14일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광복 70주년이라는 ‘핑계’라도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다. 어린이날(5일)이 목요일이고 7일이 토요일이니 사이에 낀 6일도 쉬자는 게 이유다. 정부도 좀 겸연쩍었던 모양이다. 지난해엔 정부가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대한상공회의소가 건의하는 모양새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기다렸다는 듯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처음부터 정부에서 나온 얘기인 듯 보이지만 말이다.

지난해 임시공휴일 지정이 우리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은 8월14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내수진작 효과가 1조310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큰 금액이나 그날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이 나라 경제 전체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아리송하다. 당시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던 메르스도 물러갔건만 여전히 경제는 지지부진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16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8%로 낮춰 잡았고,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4%를 기록하며 메르스 때 수준을 면치 못했다. 

이번 임시공휴일도 그다지 큰 효과를 낼 것 같지 않다. 애당초 내수라는 게 서민들의 지갑이 열려야 활성화되는 일인데,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리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근로자들의 월 임금총액은 전년보다 1.5% 늘어나는데 그쳤다. 수입이 빤한데 쉬는 날이 생긴다고 갑자기 지갑을 열수 있을리 만무하다.

중소기업 절반은 임시공휴일에 못 쉰다는 것도 문제다. 공무원과 대기업만 쉬는 ‘그들만의 공휴일’이라는 얘기다. 27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50곳을 대상으로 임시공휴일 지정 시 휴무계획을 조사했더니 46%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동참하겠다는 기업은 36.9%였다. 참여하지 못한다는 기업들은 ‘갑작스럽게 결정된 임시공휴일로 업무 조정이 불가피하다’, ‘납기 준수 때문에 휴무가 어렵다’, ‘하루를 쉴 경우 생산량과 매출액에 타격이 크다’는 이유를 댔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정부에서 강제로 쉬게 해줬으면 좋겠다지만 기업주들 입장은 다르다. 기업마다 정해진 일정이 있는데 정부가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무조건 쉬라고 강제하는 것도 월권이다. 남들 놀 때 일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사기가 떨어지고, 고용주들 마음도 편치만은 않은 임시공휴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