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와 관련 기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내놓는 중견·중소기업 지원책을 보면, 해외전시회 참가비용 지원이 빠지지 않는다. 수출 지원사업에는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들을 돕기 위한 부스비, 장치비, 물품 운송비 등의 경비지원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예를들어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글로벌강소기업 육성사업에는 연 1000만원 한도내에서 해외전시회 참가를 지원한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세계일류상품 사업에도 세계일류상품 보유 기업의 해외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한다. 지자체에서도 해외전시회 참가 지원이 눈에 많이 띈다. 서울 강남구가 해외전시회에 참가할 12개 기업을 선정해 부스비·장치비·운송비의 50%(400만원 한도)를 지원하는 경우다.  

이런 지원책을 통해 적지 않은 기업이 해외 판로를 새롭게 개척하는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너나 할것없이 지원주체의 특성없이 베껴내듯 똑같은 해외전시회 참가지원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평가해야 한다. 지난 12일 KOTR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사업은 해외전시회(26.3%)이지만, 실제 해외전시회에 참가했던 기업들은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수출이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출기업인 A사의 B대표는 “전시회에 참가해보니 남들이 자리잡은 전시회 부스의 일부분을 차지한 것에 불과했다”며 “다른 나라 기업과 비교했을 때 규모에서 부터 밀리다 보니 우리 회사를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마치 경쟁기업의 들러리만 서다만 반쪽자리 참가에 그쳤다는 얘기다.

중소기업들이 해외전시회에 참가하는 목적은 간단명료하다. 전시회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지 않는다. 해외 바이어들에게 상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부스비·장치비 등의 비용지원에 그칠 문제는 아니다. 단순한 경비지원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의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확대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제품 국내 판매비중이 2003년 81.8%에서 2012년 86.0%로 4.2%포인트 높아진 반면 해외수출비중은 18.2%에서 14.0%로 줄었다. 좁은 내수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제 이를 넘어 해외로 시장을 넓히고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순 전시회 참가비용 지원에 머물지 말고,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판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지원방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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