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법인세 인상 카드를 꺼내면서 이를 둘러싼 각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은 대기업 실효세율이 줄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기업단체들은 늘었다며 맞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세법 개정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췄다. 법인세율을 내려 기업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였다. 더불어민주당 김기준 국회의원에 따르면 대기업 실효세율은 법정세율에 훨씬 못 미쳤다. 실효세율은 기업이 실제로 부담한 세율을 말한다. 법정 최고세율은 22%라도 각종 조세 감면 제도를 활용하면 실제 부담 세액을 낮출 수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내 법인 실효세율은 2008년 20.5%에서 2014년 16%로 떨어졌다. 특히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18.7%에서 12.9%까지 감소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돌려놓으면 향후 5년간 30조원에 달하는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기준 의원의 설명이다.

전경련 등 대기업단체는 실효세율이 높아졌다며 맞서고 있다. 최저한세율 인상,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 폐지,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신설, 업무용 승용차 과세 합리화,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로 인해 기업의 실질적인 세부담은 늘었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일 발표한 대기업 200곳 세제담당자 대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54%는 최근 5년 사이(2012~2016) 법인세 실효세율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9%, 하락 추세라는 응답은 7%였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일부에서 법인세율을 25%로 환원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기업들이 체감하는 세부담은 법인세 인하 전보다 증가했다”며 “법인세 인상은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해 경제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세제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