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노을<사진=상상출판>

강화도에 가면 온 가족이 즐겁다. 싱그러운 갯배음을 맡으며 걸을 수 있고, 갯벌에서 꼼지락거리는 게를 볼 수도 있다. 역사와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강화도 여행은 가족여행을 한층 풍요롭게 해준다. 또한 오월에 강화도에 가면 싱그러운 바다내음을 맡으며 페달을 밟을 수 있다. 강화역사관 주차장이 바로 이곳 자전거도로의 시작이다. 강화역사관 앞에서 광성보까지 이어진 해안 자전거 전용도로 9km 구간은 강화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곳. 강화군에서 2000년에 새로 조성한 해안도로에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개설해 새로운 테마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썰물 때는 마치 바다를 가로질러 달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전등사 나녀상<사진=상상출판>

강화도 안에는 볼거리가 다양하지만 전등사에 가보자. 전등사에서는 제일 먼저 대웅전의 처마에 시선을 두게 된다. 모서리 끝이 여느 지붕보다 추켜져 날아갈 듯 우아한 처마를 올려다보게 된다. 하지만 시선을 약간만 내리면 벌거벗은 여인의 조각상이 모질게 떠받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벌거벗은 사람은 대웅전을 공사하던 도편수의 애인으로 속세에서 지은 죄를 뉘우치고 무거운 처마를 받들며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개과천선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아마도 그녀는 그다지 미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모질게 처마를 떠받치고 있는 여인의 인상이 잔뜩 울상을 짓고 있으니 말이다.

외규장각<사진=상상출판>

살아있는 생태 체험의 현장 강화도 갯벌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소다. 강화도는 미국 동부해안, 캐나다 동부해안, 아마존강 하구, 북해 연안과 함께 세계 5대 갯벌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런 갯벌을 간직한 연유로 강화도에 들어서면 바닷물보다 먼저 와닿는 것이 회색빛 갯벌이다. 특히 초지진을 지나 황산도에 이르면 강화 갯벌의 본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황산도에서 동검도와 장흥리 사이 바닷물은 썰물 때가 되면 둑에서 4km이상이나 밀려나간다. 둑에서 물가까지 한 시간도 넘게 걸어가야 하는 드넓은 갯벌이 장관이다. 갯벌은 일반인들의 관심 밖에서 오랫동안 정책적 간척·매립의 주요 대상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갯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강화도의 갯벌은 해안생태관광지로 지정되어 있다.

동막 갯벌<사진=상상출판>

석모도갯벌<사진=상상출판>

갯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게, 조개, 새우, 실장어 등 각종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수산물의 80%가 갯벌에 알을 낳고 어린시절을 보내며 갯벌에서 커간다. 특히 강화의 갯벌은 입자가 곱고 미세해 칡게, 가무락조개, 실지렁이 등이 숨어 있어 아이들과 겟벌체험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맨발로 꾹꾹 밟아보며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갯벌의 부드러움을 느껴보는 재미, 강화도에서 꼭 해보아야 할 체험이다.

강화도 중에서도 갯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선수, 장화, 동막리 일대이며, 그중에서도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갯벌풍경이 장관이다.

분오리돈대<사진=상상출판>

전등사를 나와 쭉 뻗은 해안도로를 타고 가면 만나는 분오리돈대는 그야말로 강화여행의 운치다. 분오리돈대 자체는 갓길에 주차를 하고 2분이면 오를 수 있는데 육지쪽을 바라보면 서해대교와 당진이 한눈에 들어오고, 우측으로는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이 보인다.

원래 돈대는 적들의 침입을 막기 위한 군사적 요충지에 세워졌던 탓에 시야가 한눈에 트여야 했던 것이다. 분오리돈대는 최근까지 군부대의 보초기지로 사용되어 주변이 정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었다. 강화도 드라이브를 즐기다가도 분오리돈대에 꼭 올라 드넓은 서해의 풍경을 눈에 넣어보자.

덕진진<사진=상상출판>

삼랑성<사진=상상출판>

강화도에 제법 규모가 있는 해수욕장을 들라면 단연 동막해수욕장이 손꼽힌다. 강화도는 파란 바닷물보다 갯벌이 먼저 시야에 잡히는 곳이지만 이곳만은 예외다. 입자가 곱고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백사장이 넓은 해수욕장이다. 또한 동막 해변은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이곳은 밀물 시에는 해수욕장이 되고, 썰물 시에는 갯벌에 사는 여러 가지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된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