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앞다퉈 지역축제가 열렸다. 익히 알려진 축제부터 해당지역과 이렇다 할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행사까지, 그야말로 지역축제의 축제였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매년 열리는 지역축제 수는 2014년 555개에서 올해 693개로 늘어 2년새 138개가 증가했다. 이는 지자체가 개최하는 공식축제만 집계한 것이라, 각종 협회나 단체가 주관한 것까지 포함하면 1000여개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수만 늘어났을 뿐 ‘축제다운 지역축제’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주말 열렸던 경기도의 한 지역축제의 경우 ‘몇 년째 문체부로부터 상을 받고, 경기도 우수 지역축제로 선정됐다’는 홍보와는 달리 그 모습을 갖추지 못한 행사였다. 해당지역의 고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진행한 프로그램 마저도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일찍 종료됐고, 어린이날이 겹친 탓인지 축제 성격과는 무관해 보이는 놀이기구들만 행사장을 가득 채웠다. 어디를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만 붐볐고, 저녁 늦은 시간에 시작한 축하공연 역시 지역 단체장 축사, 연예인 축하무대, 노래자랑 등 뻔한 무대였다. 또 으레 치러지는 행사이기 때문인지 관련 담당직원들은 관심없다는 듯 불친절했고, 늘 지적해 왔던 바가지 요금 역시 빠지지 않았다.

지역축제는 지역주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곳만의 문화를 보존하며,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은 지역축제라고 말할 수 없다. 지자체는 축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축제의 성격이 무엇인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없이 마구잡이로 열리는 행사는 예산만 낭비할 뿐이다. ‘축제를 했다’는 결과보다는 비록 규모가 작아도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이제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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