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제조업 경기 상황이 IMF 외환위기 및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한 1998년과 2009년보다 현저히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저성장 국면이 당시 위기를 넘어서는 역대 세 번째 위기에 속한다는 것이다.

과거 불황기와 현재의 제조업 생산지수 추이

불황기 직전 수준(100p)을 기준. T는 불황이 시작되는 분기<자료=현대경제연구원>

◇“생산증가율, 6분기 연속 마이너스”=11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생산증가율이 3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때(1998년 1분기~4분기)와 금융위기때(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그리고 현재(2014년 4분기~올해 1분기) 등 단 세차례밖에 없었다.

외환위기 당시 제조업 생산은 4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금융위기 때도 3분기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불황은 6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올 1분기 현재 제조업의 생산증가율이 -0.9%로 외환위기(-6.5%)와 금융위기(-11.1%)에 비해 감소폭이 그리 크지 않다. 또 현재 평균가동률이 74.2%로 외환위기(67.6%)와 금융위기(70.2%)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직전 4분기 지표가 나빠진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생산증가율 및 평균가동률(외환위기, 금융위기, 현재)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생산능력, 외환위기때 1/4 수준”=문제는 국내 제조업의 기초체력이 역대 어느 위기때보다 약해졌다는 점이다. 기업실적을 나타내주는 영업이익률이 현재(2015년) 1.8%로 외환위기(5.3%)와 금융위기(3.7%)보다 밑돌았다.

생산능력 증가율도 과거 불황기에 못미쳤다. 생산능력은 설비·노동력·근무일수·설비효율 등 사업체가 주어진 조건에서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제조업 전반의 생산력을 보여주는 ‘생산능력’이 외환위기(4.9%)와 금융위기(2.9%) 때 보다 최대 4배 가량 낮은 1.1%로 떨어졌다.

과거 두 번의 위기때는 출하가 감소하면서 재고도 같이 소진되는 ‘재고조정’의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 불황은 출하가 감소해도 재고가 쌓이는 과잉공급의 양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현 불황기의 재고증가율이 2.7%를 나타내 외환위기(-10.7%)·금융위기(-5.4%)를 넘어섰다.

제조업 설비투자증가율 및 생산능력증가율(외환위기, 금융위기, 현재)

<자료=현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주 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제조업 문제는 불황의 강도가 아니라 시장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 실장은 “제조업의 산업합리화를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도 “자칫 산업기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구조조정 속도의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10명중 6명 “경기침체 3년이상 지속될 것”
• 관련기사 ㅣ “수출 경쟁력↓ 가계소비↓…장기불황 우려”
• 관련기사 ㅣ 기업 “일본식 불황” 우려…경기회복 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