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집권 1년차인 지난해 삼성과 SK그룹은 투자규모를 늘렸으나, 10대 그룹과 30대 그룹 모두 전체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줄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는 26일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금융사 제외)사의 유무형자산 투자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의 총 투자는 95조8000여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1.9% 줄었다. 이를 10대 그룹으로 한정하면, 지난해 투자는 85조6000여원으로 역시 전년비 1.8% 줄었다. 이는 유·무형자산 투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자산화된 비중을 구분하기 어려운 연구개발(R&D) 투자는 제외한 결과다.

30대 그룹 유·무형자산 투자 순위

30대 그룹 중 지난해 투자액이 늘어난 그룹은 12개였고 줄어든 곳은 16개였다. CEO스코어는 “전체 투자액은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7.7%)보다는 하락폭이 둔화됐다”며 재계 투자가 4분기에 집중된 방증으로 받아들였다. 실제로 3분기까지 분기당 평균 투자액은 약 20조원이었으나 4분기에는 약 24조원으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13년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으로 28조7000여억원이었다. 전년 27조원보다 6% 늘었다. 2위는 SK그룹으로 12조2700억여원을 투자해 전년 11조원 보다 11.3% 증가했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에서 삼성과 SK를 제외할 경우 투자액은 54조8300여억원으로 전년비 8%나 줄었다. 경기우려로 기업들이 지갑을 닫는 동안 삼성과 SK가 재계 투자를 주도한 셈이다.

특히 삼성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자액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19조원에 그쳤지만 4분기 투자 규모를 크게 확대해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경상연구개발비(14조8000억원)를 추가하고 나머지 계열사의 R&D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투자액은 지난해 목표치(49조원)를 무난히 달성한 것으로 CEO스코어는 보고 있다.

SK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이 투자액을 각각 1조2000원, 5400억원 늘리며 투자를 이끌었다. 전년 대비 각각 71%와 15.2%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10조8450여억원으로 전년비 5.3%를 줄여, SK 뒤로 밀렸다. LG그룹도 9조4580여억원으로 무려 20.6%나 투자를 줄여 역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지난해 악전고투를 계속한 포스코는 21.4% 감소한 8조2500여억원을 썼다.

한편 삼성 SK 현대차 등 ‘빅3’의 30대 그룹 중 투자 비중은 2012년 50.7%에서 지난해 54.1%로 확대돼 빅3와 나머지 하위 그룹 간 격차가 심화됐다. 일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인 셈이다.

한편 KT, CJ, 현대백화점, GS, 에쓰오일 등은 전년에 비해 투자를 대폭 늘렸다. 특히 에쓰오일은 무려 143%나 씀씀이를 늘렸다. 이에 비해 한화, 동부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그룹이 해체된 STX는 투자액이 90% 쪼그라들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2013년 투자에서는 유형자산 투자보다는 무형자산 투자가 대폭 증가했다”며 이를 글로벌 진출에서 특허나 소프트웨어 경쟁력 재고측면에서 투자를 늘리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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