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에 자사 제품을 우선적으로 팔아줄 것을 요구하며 뒷돈을 건넨 주류업체가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금지원, 세금보전 등의 방식으로 부당하게 고객을 유인한 디아지오코리아에 시정명령과 12억16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조니워커 등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보유한 1위 사업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디아지오는 2011년경부터 197개 유흥 소매업소의 ‘키맨’에게 경쟁사 제품 취급을 제한하고 자사 제품을 일정 수량 이상 구매할 것을 약정하며 총 148억532만원의 현금을 제공했다. 키맨이란 유흥업소에 근무하며 업소와 소비자의 주류 선택과 구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무자다. 대표, 지배인, 매니저, 실장, 마담 등이 이 역할을 맡는다.

디아지오는 유흥업소의 세금도 대신 내 줬다. 2013년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69개 유흥업소가 종합소득세를 추가 납부할 처지에 놓이자 3억6454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전해줬다. 

소비자의 선택을 왜곡할 목적으로 과도한 금액을 음성적으로 제공해 시정명령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위스키 시장 1위 사업자가 경쟁사 제품 판매를 저지하기 위해 부당한 경쟁수단을 사용한 행위를 적발한 것”이라며 “주류시장에서 불공정 경쟁수단이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