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권단이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방안을 의결했다.<사진=뉴시스>

# 같은 날, 한진중공업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53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국민·농협·부산·산업·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의 감면이자를 ‘출자전환’하는 것이다.

회사가 어려워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현금 대신 주식으로 갚는 경우가 있다. 바로 ‘출자전환’(conversion of investment)이다.

흔히 주식회사의 자본금은 발행한 주식수×액면가이다. 이를 테면 5000원 짜리 주식 10만주를 발행했다면 자본금은 5억원이 되는 것이다. 기업이 이 자본금을 밑천 삼아 사업을 하다 손해를 보고, 더 이상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도 없을 때, 기업은 주식을 더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자본금을 모아 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를 유상증자라고 한다.

출자전환은 은행이 기업에 1억원을 빌려줬는데, 못 받을 경우 그 채권을 5000원 짜리 주식 2만주로 전환한다. 이때 은행은 채권자에서 주주로 바뀌게 된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게 출자전환이다.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기업의 빚을 탕감해 주는 대신 그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는 부채조정방식인데,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공적자금을 쏟아붓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나마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기업부실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전이돼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또 출자전환이 당장 갚을 빚이 줄어드는 것일 뿐 새로운 투자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기업 입장에선 생산·연구·개발 투자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파산을 막기 위해 출자전환을 받아야만 하는 회사의 입장과 더이상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출자전환을 거부해야 하는 투자자의 입장이 중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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