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등 경상거래시 무역담당자들이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를 위반한 사례가 빈번해 주의가 요구된다.

 

A사는 이탈리아의 B사와 소가죽 원피 수입계약을 체결했다. B사는 물품대금의 75%는 B에 직접 지급하고, 25%는 아랍에미리트에 소재한 C사로 송금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A사 담당자는 요청대로 C사에 대금 일부를 송금했다. 이 후 A사는 외국환거래법 제16조 ‘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외국환 송금을 할 때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다. 

 

25일 경기FTA지원센터 주최 ‘무역 마케팅 및 외국환 교육’에서 최영진 관세사는 “외국환 거래시 외국환의 지급방법은 크게 무역과 용역거래 등의 ‘경상거래’와 해외직접투자, 현지금융 등의 ‘자본거래’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본거래의 경우 사전신고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경상의 거래의 경우에는 사전신고없이 송금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경상거래의 경우에도 사전신고를 해야 하는 예외적인 사례가 많아 무역담당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 관세사에 따르면 경상거래시 한국은행 등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하는 주요 외국환거래 내용은 ▲50만달러 초과 채권 미회수 ▲상계 ▲기간을 초과하는 지급 ▲제3자 지급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은 지급 등이다.  

 

 

◇채권 미회수=기업이 물품을 수출한 후, 수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채권회수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해진 경우 또는 현지법인에 대한 지원·재산도피 등의 목적으로 수출대금을 고의로 회수하지 않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미회수 잔액이 50만달러를 초과하는 채권은 해당 채권의 만기일로부터 3년 이내에 이를 회수해야 한다. 만일 3년 이내에 회수가 불가능하거나 기한연장이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에 이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은채 채권 회수기간을 초과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상계=상계는 기업이 해외기업과의 수출입 관계에서 지불해야 하는 금액과 지급받아야 하는 금액이 일치하는 부분을 서로 소멸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상계처리 전 외국환은행장이나 한국은행에 상계사유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25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25억원 이하의 경우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상대기업과의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이뤄진 거래를 주기적으로 결산해 서로의 채권·채무를 상계할 수 있는 예외의 경우를 두고 있다. 이 경우 지정거래외국환은행장에게 상호계산신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신고를 받은 외국환은행장은 신고사실을 국세청장 및 관세청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간 초과하는 지급 등의 항목=일반적으로 기업이 수출입대금을 지급한 경우 별도신고가 필요 없다. 다만, 수출입대금의 결제방법을 비정상적으로 정함으로써 외화자금을 단기적으로 차입하는 효과를 노리거나, 수출대금 수령일을 비정상적으로 길게 잡아 회수의무를 이연하려는 거래 등의 경우에는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 25억원 초과 건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25억 이하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제3자 지급=기업이 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대금을 송금하는 경우에는 실거래 사실과 정당거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은행 총재에 신고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신고의무를 위반하면 25억원 초과 건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25억 이하는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은 지급=외국환거래와 관련된 지급의 수수는 외국환은행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사후모니터링 등 효율적 관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지급 하는 등의 경우에는 이를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한다. 특히, 대금수령의 경우 제한사항이 없으나 지급의 경우는 신고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모두 신고해야 하므로 예외사항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 25억원 초과 건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25억 이하는 5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최 관세사는 “외국환거래에서 경상거래는 원칙적으로 자유지만 신고의무가 있는 예외조항을 둔 것은 국내 자금이 해외로 불법적으로 유출돼 탈세와 재산도피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칙이나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벌칙의 경우는 해당 회사뿐 아니라 담당자까지 처벌되는 양벌규정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모든 신고절차는 해당 행위가 발생하기 이전에 마쳐야 한다. 최 관세사는 “관세청의 조사·심사시 적발되는 사항들은 국세법에 저촉되는 경우도 있어 관세청이 이를 국세청에 통보해 국세청 조사가 함께 진행되기도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