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들의 반부패 지수가 10점 만점에 5.6점을 얻어 글로벌기업(7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투명성기구가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정보공개 투명성 조사’를 한 결과, ‘반부패’ 부문에서 국내 대기업이 5.6점을 얻었다. 글로벌기업 평균은 7점, 개발도상국 기업 평균은 4.6점이었다.

국내 대기업은 금융정보 공개 여부를 평가하는 ‘국가별 보고서’ 부문에서 0.14점을 받았다. 50대 대기업 중 9개 기업만이 금융정보를 공개했는데, 이마저도 매우 제한된 정보만 공개했다. 글로벌 기업(0.6점)은 물론 개도국 기업(0.9점)보다 훨씬 낮았다.

반부패 프로그램은 여전히 취약한 경우가 많았고, 상당수 기업들이 선물·접대·급행료·정치기부금 등 반부패 관련 정책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투명성기구의 해석이다.

다만 회사의 소유구조 공개 여부를 평가하는 ‘조직투명성’ 부문에서는 6.9점을 얻어 3.9점을 받은 글로벌 기업보다 나았다.

국내 50대 대기업 중에는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6.7점으로 유일하게 ‘좋음’ 등급을 받았다. 포스코·LG디스플레이·롯데쇼핑 등 32개 기업은 ‘보통’ 등급, 대한항공·신한금융지주·삼성물산 등 17개 기업은 ‘나쁨’ 등급을 각각 받았다.

한국투명성기구는 “소비자나 일반인들이 대기업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극히 제한돼 있는 등 상당히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오너가 각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재벌그룹 위주의 경제구조라는 한국만의 독특한 기업 지배구조가 이같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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