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0.2% 줄었다. 또 같은 기간 소비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실질 기준으로 0.4% 감소했다. 버는 돈이 줄어들면서 씀씀이 역시 감소했지만, 주류·담배에 대한 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22.2% 급증했다.

지난해 정부가 담배 한 갑당 1550원이었던 세금을 3318원으로 2배 이상 인상했다. 소매가 2500원 담배가 5000원에 육박하자 흡연율은 다소 줄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성인남성 흡연율은 39.3%다. 2014년 43.1%와 비교해 3.8%포인트 하락했다는 것이다.

“공식통계 산출 이후 최초로 30%대에 진입했다”는 보건복지부의 흡연율 감소 주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가계의 담배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30.6%나 폭증했다. 가계 소비지출 비중에서 담뱃값 부담이 급격하게 커진 탓이다.

가계의 담뱃값 부담이 커졌지만 세수증대를 고민하는 정부의 부담은 줄었다. 담뱃값의 73.7%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소주 지출 또한 증가했다. 세수측면만 보면 정부입장에선 주류 소비 증가 또한 반갑다. 소주 한 병에 부과되는 세금은 원가의 72%인 주세가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가계의 담뱃값 부담 증가와 함께 소주 지출 또한 증가했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 인상 여파 등에 따라 올해 1분기 가계의 주류 지출은 전년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세수측면만 보면 정부입장에선 주류 소비 증가 또한 반갑다. 소주 한 병에 부과되는 세금은 원가의 72%인 주세가 있다. 또 주세의 30%인 교육세, 이들 세금에 원가를 더한 금액의 10%인 부가가치세 등 세금만 53%에 달한다. 소비자가 마트에서 1000원을 주고 소주를 한병 구입하면 국가에 530원의 세금을 바치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모든 주류로부터 정부가 거둔 세금은 4조6354억원이다. 이중 소주에서 나온 세금은 1조6538억원이다. 지난해 소주 출고가 인상으로 2013년 판매량만 유지해도 2015년 연간 928억원 가량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맥주업계는 부정하고 있지만 맥주값 인상설은 단순 ‘설’로만 끝나지 않을 듯한 분위기다. ‘빨간불’ 서민경제를 ‘파란불’로 바꾸기 위해 우리 가계는 지난 1분기 동안 ‘백해무익’한 연기를 태웠다. 소주만 마시는 것으로 모자라 또 다시 맥주까지 마셔야 하는가 보다. 그것도 역진세적인 세금폭탄까지 감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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