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하 카톡)은 스마트폰의 필수 어플리케이션이 된지 오래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실사용자는 4807만명으로, 국내 메신저 96%를 점유한다. 10명 가운데 9명이상이 카톡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개인간의 사적인 대화에서부터 업무회의까지 그 활용도 다양하다. 카톡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상대방으로부터 웹문서 주소인 URL을 받아봤을 것이다. 이를 터치하면 상대방이 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1월부터 카카오가 개인간에 주고 받은 메시지 가운데 이 URL을 이용자 동의없이 수집, 자사 포털사이트인 다음 검색에 노출시켜온 것으로 들어나 비판을 받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카카오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금지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중이다. 카카오는 “생각이 부족했다”고 사과하고, 그 즉시 카톡과 다음포털의 연동기능을 중단시켰다.

카카오가 개인간에 주고 받은 메시지 가운데 URL을 노출시켜온 것으로 들어나 비판을 받고 있다. 직접적인 정보가 담겨 있지 않아 URL을 개인정보로 볼 수 없다는 주장과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다보면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URL을 개인정보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보호 기준이 불명확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이름이나 주민번호, 전화번호와 같은 직접적인 개인정보가 담겨있지 않아 URL을 개인정보로 볼 수 없고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 있다. 반면 직접적인 개인정보는 없을지언정 수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다보면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URL을 개인정보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

현재 국내에는 가명처리정보 취급과 관련한 법령이 없다. 유관부처의 해석이 제각각인 이유다. 각종 안내서나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정보를 익명화(해독불가)가 아닌 비식별화(해독가능) 처리를 해도 빅데이터로 사용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비식별화 정보에는 개인정보보호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2014년 12월 방통위가 비식별화를 전제로 빅데이터 처리원칙과 관련해 마련한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는 비식별화의 개념과 방식, 조치수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있다. 카카오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아직까지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일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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