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대기업 카카오의 잇따른 O2O 시장진출을 두고 소상공인 시장의 와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카카오가 진출하는 사업 분야에서의 ‘소상공인 예상피해 실태조사’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최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상생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규제가 미비한 온라인에서 포털이 지금과 같이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려 한다면 골목상권이 파괴될 것”이라며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이를 조사해 관련 산업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협의회 창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오프라인서비스를 온라인서비스로 연결해주는 O2O서비스의 특성상 카카오가 진출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국내 메신저 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의 유저는 곧 소상공인의 소비자와 일치한다. 때문에 카카오가 진입한 시장의 소상공인들은 카카오 플랫폼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초기에는 카카오가 제시하는 편익 등에 의해 카카오를 통해 사업을 하겠지만, 카카오의 플랫폼에 종속돼 독점시장화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가 지난해 선보인 ‘카카오택시’는 1년 만에 누적호출수만 약 1억건을 기록했다. 택시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는 등 소비자와 택시기사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는 있지만, 앞서 영업중이던 콜택시 업체들은 고사상태라고 전한다. 지난달 31일에는 카카오가 모바일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승객용 앱을 출시하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드라이버는 기존 대리운전 업계의 불공정행위를 개선하고 대리기사에 대한 수수료 인하, 소비자 편익증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5만여명이 종사하는 대리운전업체들은 고사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 미용실 예약서비스(카카오헤어숍), 가사도우미 중개서비스(카카오홈클린), 주차장 예약서비스(카카오주차) 등 잇단 사업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카카오의 O2O서비스는 지금까지 어떤 대기업의 사업 확장보다 골목상권 장악력이 크다. 이 때문에 대기업 제과점이 동네빵집을 고사시키는 등 대기업의 시장잠식을 경험해온 소상공인에게 카카오의 사업확장은 두려움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카카오가 진출하고 있는 오프라인 시장들은 소상공인들이 작은 힘으로 키워온 이미 성숙된 시장이다. 카카오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어렵게 시장을 지켜온 소상공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O2O서비스가 새로운 사업모델이고, 소비자 편익을 위한 것임을 고려하더라도 카카오는 이들 소상공인과의 상생방안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덩치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스스로 감당하는 대기업이 있다는 ‘따뜻한 뉴스’를 기다리는 서민들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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