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서명운동이 일면서 국내 한 출판사가 이를 다뤘다.<사진=바다출판사>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민투표 집계 결과 투표자의 77%가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 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반대했다. 이번 투표는 스위스 연방헌법에 ‘보편적 기본소득’과 관련한 조항을 삽입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기본소득 도입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있다. 우선 기본소득의 의미가 결코 몽상가(기본소득법안 발의자 다니엘 하니)의 꿈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본소득은 저소득층에 대해 시혜 차원으로 보장해준다는 데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에게 존엄있는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득은 보장하겠다는 제도다. 일자리를 갖고 있는지 아닌지, 결혼을 했는지 아닌지와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중 하나는 재산, 소득의 극단적인 양극화다. 바람이긴 하지만 기본소득의 도입은 양극화로 인한 우리 이웃의 고통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투표 시행 그 자체가 부럽다.

이번 국민투표는 스위스 시민 12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제출된 국민발의라는 점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기본소득안은 결국 부결됐지만 재산, 소득의 양극화 시대를 지나고 있는 우리사회에 고민해야할 의제를 제기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