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리가 이번 20대 국회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가능성을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9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서 열린 동반성장포럼서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법제화를 역설하면서 “여소야대로 이뤄진 이번 20대 국회에서 야당에 필요성을 호소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새누리당은 동반성장 DNA가 없어 (적합업종 법제화를 위해)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을 막으면서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는 제도로서, 대표적인 동반성장 모델이다.

정 전 총리는 이와함께 “한국 경제가 심각한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며 “대기업은 돈이 수백조원이나 되지만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고, 중소기업은 투자 대상은 상당하나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동반성장 기조가 중요한데, 저성장을 해결할 수 있는 주역은 바로 중소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생산 확대→소비 활성화→경기침체 완화라는 경제의 선순환이 중소기업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10년 12월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초대 위원장을 지낸 정 전 총리는 2012년 3월 돌연 사퇴했다. 정 전 총리는 “1년 뒤 동반위원장을 그만 두려고 했다”면서 “당시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공유케 하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동반위 업무에 도입하려 했지만, 대기업이 사보타주하고,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좌파적 정책이라며 몰아세워 이것만 해결하고 물러나자고 고쳐 먹었다”고 비화를 들려줬다.

정 전 총리는 그러면서 “대·중소기업간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동반위의 인력 충원과 예산 증대가 필요했지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의지가 별로 없었다”며 “게다가 서울대 후배인 당시 최중경 기획재정부장관은 내 앞에선 ‘동반위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언론엔 ‘동반위가 하는 일이 다 옳은 일이 아니다’고 해 결국 사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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