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연계한 명품 소비재를 개발하고, 인디 브랜드를 육성해 고급 소비재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체 수출이 줄고 있음에도 국산 고급 소비재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규모는 유럽 등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고급소비재란 소비재 가운데 ▲희소성 ▲타인과 차별화되는 가치 ▲탁월한 품질 ▲고가 ▲브랜드 역사 등의 특성을 지닌 상품을 말한다. 뷰티제품, 패션제품, 핸드백 및 신발, 액세서리 등이 대표적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고급 소비재로 새 수출길을 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국내산 고급 소비재 수출은 매해 전년대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총 수출량은 8% 감소했음에도 고급 소비재 수출은 전년대비 13.1% 늘어 61억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뷰티제품이 2011~2015년간 연평균 29%의 수출증가를 보여 최대 수출품목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호조에도 불구, 총수출 대비 고급 소비재 수출은 1.2%에 불과하다. 세계 최대 고급 소비재 시장이라 불리는 중국에서도 한국의 고급 소비재 수입비중은 단 2.8%에 지나지 않는다. 한류의 영향으로 2011~2014년 연평균 16.7% 상승했지만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국가의 1/5~1/3수준이다.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심혜정 연구원은 “최근 한류, 합리적인 가격대와 개성을 중시하는 실속형 소비 등의 유행은 한국의 고급 소비재 수출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고급 소비재는 충성심이 오래 지속되는 탓에 초기 시장진입이 어렵고 이미지 구축에 상당한 기간이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실속형 소비가 유행함에 따라 독창성과 독특한 감각을 지닌 한국 고급 소비재는 해외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심 연구원은 한국산 고급 소비재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여한 일등공신으로 한류를 꼽았다. 더불어 고급 소비재는 유가나 환율, 시장 내 공급과잉 등에 영향을 덜 받는 품목인데다 향후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중산층 인구와 소비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돼 시장 잠재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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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연구원은 고급 소비재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류와 연계한 명품 소비재 기획 ▲인디 브랜드 육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혁신제품 개발 등을 제시했다.

◇한류와 연계한 명품 소비재 기획=고급 소비재는 브랜드 인지도와 친밀도가 소비자의 구매의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체브랜드를 만들고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표와 디자인, 스토리텔링 등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와 상품을 결합해 제품가치를 높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은 새로운 소비재 품목을 발굴하고 한류를 통해 홍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드라마, 예능 등 방송콘텐츠를 활용한 간접광고는 대표적인 해외마케팅 기법의 하나다.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린 ‘천송이코트’, ‘송혜교립스틱’ 등을 떠올려보면 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한류 상품을 기획·개발할 수 있도록 R&D투자에 힘쓰고 전문인력 양성과 한류 마케팅 지원에 힘써야 한다. 특히 친환경기술, 디자인, 패키징 등의 인력을 양성, 국제인증을 획득하는 것도 제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인디 브랜드 육성=인디 브랜드는 기존의 포화된 시장과 차별화된 특성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족하고 소비층도 확대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중국에는 한국문화를 선호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디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중국 관광객이 많이 구매한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스타일난다, 라인프렌즈, 투쿨포스쿨 등 인디 브랜드만 6개로 집계됐다. 이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인디 브랜드를 육성,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한국산 고급 소비재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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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활용한 프리미엄 소비재 개발=최근 세계적으로 ICT 기술을 응용한 스마트패션 웨어러블제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존 명품 소비재 분야는 미국, 유럽 등 전통 브랜드 강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 진입장벽이 높으나 혁신제품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높은 수준의 IT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해외기업과의 인수합병(M&A)=기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세계적 명품기업과의 인수합병이나 생산협력 등을 통해 고급 소비재 산업의 노하우와 인지도를 획득하는 방법도 있다. 기존에 구축된 인프라와 인력을 활용함에 따라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해 해외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 단, 인수합병 후에도 기존브랜드의 전통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심 연구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사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이 고급 소비재 수출에 무턱대고 뛰어들기엔 리스크가 크다”며 “한국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있는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타깃을 설정하고 온라인채널이나 홈쇼핑 등을 이용,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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