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타임 방송정지 처분에 협력업체들이 롯데홈쇼핑에 대책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는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에도 버거운 모습이다.

롯데홈쇼핑 협력업체 비대위는 15일 롯데홈쇼핑 본사 로비에서 협력업체 경영정상화를 위한 피켓시위를 열었다. 비대위의 우선적인 요구조건은 롯데홈쇼핑이 미래부의 방송정지 처분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라는 것이다. 

시위 소식을 접한 롯데홈쇼핑은 강현구 대표와 비대위의 면담 자리를 급히 마련했다. 면담에 앞서 강현구 대표는 “압수수색으로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초 면담은 지난 10일로 잡혀있었으나 롯데그룹 압수수색으로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비대위 주장에 따르면 롯데홈쇼핑도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나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날 비대위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강현구 대표는 면담에서 “행정소송은 행정적 해결방안과 더불어 사법적 해결방안도 적극 고려하겠다”며 “소송 제기를 위해선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만큼 내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날 오후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아는 바가 없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롯데홈쇼핑이 행정소송을 낸다면 근거는 미래부의 이중처벌이다. 본래 홈쇼핑 재승인 기한은 5년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재승인 때 롯데홈쇼핑은 임직원비리 사건으로 2년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번 방송정지 처분은 재승인 당시 롯데홈쇼핑이 비리 임직원 명단을 서류에서 누락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앞서 조건부 재승인이라는 불이익을 당했으니 이번 방송정지 조치는 이중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중처벌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위법행위에 따른 정당한 제재다. 행정조치 취하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홈쇼핑은 그동안 납품업체들 덕분에 이익을 내왔다. 당연히 이번 일에서도 걸맞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프라임타임 방송정지 처분에 협력업체들은 생산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홈쇼핑 계절상품은 방송 수개월 전에 생산계획을 세운다. 방송정지 기한은 오는 9월28일부터 6개월간이다. 방송정지 처분이 협력업체에는 영업정지와 같다고 비대위가 주장하는 이유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한 협력업체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에 “(공장가동에 대해서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롯데홈쇼핑의 입장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임타임을 비우고 밀어내기 방송을 할 것이란 보도도 있으나 정해진 것은 없다”며 “프라임타임 업체들이 다른 홈쇼핑으로 이동하는 방안도 미래부 지시에 따라 나왔을 뿐 아직까진 해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