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은 사고가 터진 후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말 중 하나다. 대형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부랴부랴 예방대책을 내놓는데, 우리 사회 전 영역에서 이런 일이 부쩍 잦아졌다. 15일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기업 구조조정’ 토론회에서도 그간 지적돼 온 기업 부실에 대한 문제점부터 그에 따른 대책까지 총망라돼 거론됐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그리고 현재 부실기업 도마에 오른 조선·해운업의 공급과잉 등이 구조조정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채권단은행 특히 국책은행을 감독해야할 정부의 무능과 나태함이 더해졌다. 이날 한국경제학회 소속 경제학 교수와 연구기관 등 전문가들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구조조정 시스템의 혁신을 요구했다. 또 부실을 초래한 대주주 경영진에 대해 불이익을 줘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었다. 이 시기를 보내면서 대량실업과 고용위기를 몸소 체험했다. 구조조정이 곧 대량감원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또 다시 구조조정의 광풍이 몰려오고 있다. 뒤늦게 기업 및 시장구조에 대한 여러 대책을 쏟아 내면서 여전히 ‘사람’에 대한 지원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을 개별단위로 놓고 실물경제를 다루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까닭일까.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