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만큼 구조조정을 해갈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산은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여러분이 힘을 줘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산업은행의 감독 부실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6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산은의 부실감독과 비리가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불러왔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임 위원장은 “최근 정책금융에 대한 비난이 많다. 특히 산은은 시장에서 부실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금융은 필요하다. 산은처럼 나름의 노하우와 인력을 갖고 구조조정을 해나갈 수 있는 역량 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그들(산은)을 격려하고 잘 활용해 우리 산업과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게 여러분이 힘을 줘야 한다. 물론 잘못한 점도 있지만 해야 할 역할이 더 막중하다. 따뜻한 시선으로 봐 줬으면 한다”고 두둔했다.

기업 구조조정 성공 여부는 구성원의 고통 분담 여부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14일 파업 결의안을 가결한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1981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임 위원장은 “30년간 기업 구조조정을 해오며 느낀 것은 고통을 분담하고자 하는 기업은 살고 각자 일을 챙기는 기업은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철칙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을 보면 기업과 채권자, 노조가 한 마음으로 손실을 부담하고자 의연하게 합의한다. 그런데 도저히 애를 써도 안 되는 기업을 보면 (구성원들이) 고통과 손실을 분담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