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데스크톱·일체형 컴퓨터를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한 후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주장과, 반면 이는 사실과 다르며 중소기업 이익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이하 진흥회)는 공공기관 데스크톱·일체형 컴퓨터를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한 이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이에따라 공공조달 수요의 50%를 유지해 달라는 건의서를 지난 3월초 중소기업청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정부조달컴퓨터협회(이하 협회)는 이런 진흥회 주장에 대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피해는 거의 없고 오히려 이득이 증가하고 권익이 보장되고 있다며 27일 반박했다. 특히 협회는 건의서에서 진흥회가 근거로 든 내용의 상당수가 과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사업장 폐쇄, 감원” vs “중국 이전, 고용 증가” 진실은

경쟁제품 지정 후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상황 변화

<자료=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진흥회가 제출한 건의서에 따르면 OEM 납품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의 생산량과 매출액이 감소하고, 일자리도 1년 새 121개가 사라졌다. 특히 E사는 OEM 물량 부족으로 사업장을 폐쇄했고, C사는 148명에서 97명으로 51명이 감원됐다고 밝혔다. 또 Y사는 2012년 47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38억원으로 19%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협회는 E사의 경우 데스크톱·일체형 컴퓨터가 중기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기 전에 이미 대기업 지시사항 불이행 때문에 OEM물량이 중국으로 넘어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또 C사는 진흥회의 주장과 달리 종업원 수가 2012년 117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고용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Y사가 2012년 대비 2013년에 매출이 19%가 감소한 것은 2012년부터 OEM물량이 28.3% 줄어들었기 때문이며, 이는 대기업의 생산시설이 중국 등으로 이전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협회는 진흥회의 건의서 내용은 왜곡되고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청 ‘중기간 경쟁제품 운영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대기업 ‘S’사, ‘L’사의 국내OEM 생산대수는 각각 30만대, 18만대로 각 해당기업 총출하량의 30%, 47.1%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즉 2012년 이후 대기업의 중국생산량 증대가 국내OEM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협회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PC유통 개인사업자 현황 조사

<자료=중소기업청>

PC유통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원 사항

<자료=중소기업청>

또 보고서를 보면 관련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었다는 진흥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언급된 ‘PC유통 개인사업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PC유통 개인사업자는 584개사며, 이들 중 중소기업 PC 제조사와 이미 협업관계에 있는 곳이 572개사로 전체의 97.5%를 차지한다.  

PC유통 개인사업자에 대한 지원사항을 조사한 결과, PC 1대당 판촉 및 현장 설치비가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20~30%가량 높았으며, 설문에 응답한 292개사 중 63%가 수익성이 향상됐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기업의 87.7%인 256개사가 소수의 대기업을 상대했을 때보다 중소기업을 상대할 때 영업 선택권이나 거래 용이성 등 거래관계 지위가 향상됐다고 답했다.

“대기업 비중줄면 일자리 사라져” vs “고용·공장가동 증가”

공공기관 데스크톱·일체형 컴퓨터는 지난 2012년말 중소기업청 공고에 따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됐고, 공공 조달시장 내 중소기업 PC구매비율은 2013년 50%, 2014년 75% 그리고 2015년 100%로 확정됐다.

그러나 진흥회는 올해 대기업의 조달시장 참여비중이 25%이하로 축소될 경우 협력사와 소상공인 일자리가 약 600여개 없어질 것이라며, 지난해와 동일한 50% 이내로 유지해 달라고 중소기업청에 요청한 것이다.

경쟁제품 지정 후 PC제조 중소기업 현황

<자료=정부조달컴퓨터협회>

이에대해 협회는 회원사 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2년 751명이었던 총 고용인 수가 2013년 897명으로 늘어나 19.4% 증가했으며, 공장가동률도 61.8%에서 70.9%로 증가했다는 반박자료를 냈다. 대기업의 조달시장 참여 비중이 감소할수록 PC제조 중소기업 및 기타 협력사의 고용이 확대되고 있다며 진흥원이 밝힌 일자리 감소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흥회는 이같은 협회 주장에 대해 “협회의 자료를 보지 못해 구체적으로 반박할 수는 없지만 대기업 OEM 부품 중소기업, 유통 소상공인이 어려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디에서 진행한 조사 내용이 진실인지는 중소기업청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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