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을 겪으면서 불황의 폭이 확대되는 이른바 ‘늪지형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층간 소비 양상도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경기순환별 소비패턴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11년 경제성장률 3.7%를 기록한 이후 2%대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4년 3.3%로 잠시 반등했지만 2015년 다시 2%대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이러한 불경기에 고소득층은 소비를 늘린 반면 저소득층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소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고소득층의 내구재 소비는 2011년 1분기를 기준점(100)으로 놓고 비교했을 때 무려 123.4% 증가한 22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소득층의 소비 증가 폭은 42.6%, 중산층의 소비 증가 폭도 61.3% 등으로 고소득층과 대조적이었다.

내구재란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한 승용차·가전제품·컴퓨터·통신기기 등의 상품을 말한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지난해부터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 계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중위소득의 50% 이하를 저소득층으로, 50~150%를 중산층으로, 150%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구분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음식료품·의약품·화장품·서적 등 1년 미만 사용하는 상품을 일컫는 비내구재는 모든 계층에서 소비를 줄였다. 고소득층은 지난해 4분기 소비가 기준점 대비 4.2% 감소한 95.8였다. 중산층도 2.9% 줄었으며, 저소득층은 12% 급감한 88이었다.

의료·가사·운송 서비스 관련 소비는 계층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고소득층과 중산층은 기준점 대비 지난해 4분기 소비를 4.4%, 2.6% 각각 늘렸지만, 저소득층은 13.3% 줄였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총수요 부족에서 기인하는 ‘늪지형 불황’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민간소비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재래시장상품권·월세쿠폰·의료서비스 지원 등 소득계층별 맞춤 정책을 통해 수요를 진작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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