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기업실적이 나쁜 기업’(낮은 기업)의 직원은 ‘기업실적이 좋은 기업’(높은 기업)의 직원에 비해 고용불안, 사내인간관계, 담당업무 등과 관련한 스트레스에 더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낮은 기업의 경우 고용불안 스트레스를 감내하는 직원 비율이 높은 기업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아울러 개인실적이 아닌 기업실적 악화로 직원의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음에도 실적이 좋은 기업, 나쁜 기업 모두 직원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사내 제도를 만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사 관련 컨설팅 회사인 ㈜아인스파트너가 최근 직장인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유효응답 720명)에 따르면, ‘고용불안 스트레스 정도’에 대한 질문에 낮은 기업 직원은 ‘매우 심하다(19.1%)’, ‘많은 편이다(29.2%)’라고 답했다. 직원 절반 (48.3%)이 고용불안 스트레스를 호소했으며,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다. 소수 직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고용안정에 대한 확신없이 조금씩은 고용불안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높은 기업 직원의 고용불안 스트레스는 ‘매우 심하다(7.4%)’, ‘많은 편이다(20.0%)’로 조사돼, 낮은 기업의 절반 수준을 좀 웃돌았다(27.4%).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16.8%)’는 응답 역시 낮은 기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높았다.

낮은 기업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 또한 고용불안 스트레스 못지않았다. 업무 스트레스에 대해 ‘매우 심하다(16.9%)’, ‘많은 편이다(32.0%)’라고 응답, 절반(48.9%)의 직원이 상당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높은 기업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 정도는 ‘매우 심하다(7.4%)’, ‘많은 편이다(24.2%)’라고 답했다. 3명 중 1명 정도가 상당 이상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특이한 것은 낮은 기업의 경우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응답(7.3%)이 높은 기업(4.2%)에 비해 3.1% 포인트 높았다.

사내인간관계 스트레스 정도에 대해 낮은 기업 직원은 ‘매우 심하다(12.9%)’와 ‘많은 편이다(22.5%)’라고 답한 반면 높은 기업 직원은 ‘매우 심하다(9.5%)’, ‘많은 편이다(13.7%)’라고 응답했다. 낮은 기업 직원의 35.4%가 사내인간관계 스트레스에 ‘심하고’, ‘많이’ 노출돼 있다면 높은 기업 직원의 그 비율은 23.2%로 낮았다.

고용불안, 업무관련, 사내인간관계와 관련한 스트레스가 개인의 귀속사유 못지않게 기업실적, 기업의 책임 또한 크다는 것이 이번 조사결과에서 확인됐다. 그럼에도 낮은 기업은 물론이고 높은 기업도 실적을 만들어 내는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외면하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시행 중인 사내 제도’를 묻는 질문에 낮은 기업 직원(64.6%)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높은 기업 직원 역시 ‘아무것도 없다(43.2%)’고 응답,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업 스스로 내부고객인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은 한 소비자인 외부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은 사람관리의 ABC다. 고용이 불안한 상태에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해지고 사내 인간관계까지 문제가 있는 직원이 고객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는 안봐도 알 수 있다.

아인스파트너 신경수 대표는 “기업들이 직원들을 껴안고 가야할 자산으로 생각하지 않고, 회사 상황에 따라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