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변액보험 가입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금융소비자의 위험성향을 사전에 진단한 뒤 위험에 소극적인 것으로 진단됐다면,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은 팔지 못하게 막는다. 변액보험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서다.

변액보험이란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과 실적을 배당하는 펀드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변액보험 적립금은 지난해에만 24조6000억원이 적립되며 누적 100조원을 넘어섰다. 누적 변액보험 계약은 총 850만건으로, 국민 6명당 1명꼴로 가입했다.

문제는 불완전 판매다. 원금손실 가능성이나 중도해지 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모른 채 가입한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변액보험 관련 민원은 지난해에만 4200건에 달했다. 2013년 3600건, 2014년 4500건 등 매년 4000건 안팎이다. 판매 과정에서 원금손실 등 위험성에 대한 안내가 미흡했고, 중도해지 시 기대한 것보다 환급률이 낮다는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정부도 변액보험 가입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지난 21일 내놓은 개선방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계약자의 위험성향에 대한 적합성 진단을 의무화한 뒤, 안정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는 고위험 상품을 팔지 못하게 만든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김봉균 팀장은 23일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회사별로 제각각 적용해왔던 계약자 성향에 따른 상품 권유를 강행규정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변액보험 가입 전 계약자의 위험성향 적합성을 진단한 결과 ‘위험회피형’으로 나왔다면, 저위험·중위험·고위험·초고위험 펀드는 팔 수 없다. 무위험 상품만 팔 수 있다. ‘중립형’으로 나왔다면, 저위험·중위험은 권유할 수 있고 고위험·초고위험은 권유할 수 없다. ‘위험선호형’으로 나왔다면 전 제품을 권유할 수 있다. 

보험료 내역은 더 자세히 알려주기로 했다. 가령 한달 보험료가 9만8000원인 상품이 있다면 저축보험료가 7만3000원, 보험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가 1만5000원, 위험보험료가 2000원, 재해사망 특약이 8000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고시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