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소기업학회장인 박광태 고려대 교수

중소기업학회장인 박광태 고려대 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를 ‘상호신뢰형 성장’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정보와 이익을 중소기업에 제공하면 중소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그 밑바탕에는 ‘상호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대기업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영형태를 보여줬다”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납품단가 인하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기업이 중소기업 등 이해관계자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서로 최대화하는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유통업체 코스트코의 ‘마진 15% 룰’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형유통업체인 코스트코가 아무리 수익을 많이 내도 15%만 가져간다. 나머지 수익은 협력 중소업체들에 분배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정보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박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윈윈하기 위해선 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고위층 간부들끼리 만나 악수하고 식사할 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실무자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소규모의 상설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할 것”을 조언했다.

중소기업학회, 대·중소기업 생태계 기반 성장모델 발굴

중소기업학회는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대·중소기업 성장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생산기술정보 등을 전수해 주는 동시에 적정수익을 보장해 주고,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중소기업학회는 이같은 성장모델 사례를 발굴해 오는 11월께 ‘대·중소기업 생태계 기반 상생협력 대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자료=박광태 고려대 교수,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 교수의 연구실 한켠에는 각종 연락처와 메모지로 빼곡하다. 하루 반나절은 사람을 만나는데 할애하고 있다. 연구실이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 교수는 중소기업청 금융지원위원, 중소기업중앙회 창조경제확산위원, 중소기업진흥공단 경영자문위원 그리고 전경련 상생협력연구회 워킹그룹 위원, 삼성전자 상생협력 자문교수 등을 맡고 있다. 박 교수가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는 이처럼 그 자신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입장을 두루 헤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적발해도 과징금이 높지 않아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동반성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동반성장지표 또한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획일적 지표여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그릇된 것을 없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의미처럼, 구조조정 등 난마를 원칙과 정도에 따라 처리하길 바란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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