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창에서 열린 ‘2016년 중소기업리더스포럼’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기업집단 기준, 적합업종 법제화, 대기업 임금동결 등 현안 6가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후 대다수 언론은 박 회장의 6가지 현안 중 하나인 대기업 임금동결 주장을 비중있게 다뤘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대기업이 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대기업 강성노조 탓에 대기업 임금이 과도하게 올랐다”며 “노동계도 조직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임금격차 해소와 노동시장 개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근로자 임금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날 포럼에서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1994년도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는 78.2% 수준이었다. 2015년엔 59.4%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단순히 ‘강성노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일부를 전체로 보는 오류다. 임금을 많이 줄 수 있는 이유는 이윤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임금 상승분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대기업 근로자들이 가져가야 할 당연한 몫이다. 박 회장은 대기업 근로자에 대한 임금동결이 청년고용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임금동결에 따른 대기업의 잉여자본이 중소기업 사업주 또는 근로자 몫으로 이전될 것으로 기대하는 듯하다. 단정할 순 없지만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한 하도급 관행의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 경영진의 과도한 ‘탐욕’에서 비롯됐다. 여기에는 주주에 대한 고배당, 이른바 전문경영인의 과도한 임금이 있다. 여기부터 정리하고 근로자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게 순서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中企 경쟁력 강화, 필요한 것은 정부 의지다
• 관련기사 ㅣ 대기업 수출주도 중심 경제정책에서 낙수효과 없다
• 관련기사 ㅣ 즉흥적 정책으로 중소기업 인력난 풀지 못한다
• 관련기사 ㅣ 중소기업 기피 현상, 대기업 임금 깎아서 해결?
• 관련기사 ㅣ 中企 근로조건 개선없이 청년실업 해결없다
• 관련기사 ㅣ 점점 더 악화되는 대·중소기업 임금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