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A씨는 건물주 사정으로 임대계약이 끝나기 전에 사무실을 이전했다. 계약파기에 따른 이주비 9000여만원을 건물주에게 받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올해 5월 A씨는 이주비로 받은 금액에 대해 무려 516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제때 신고·납부하지 않으면 붙는 가산세·가산금

서울 양천세무서 최순용 과장(개인납세1과)은 이달 초 열린 국세청 ‘납세자세법교실’에서 “A씨와 같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가산세나 가산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모르고, 차일피일 미루다 나중에 예상하지 못한 세금고지를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임대계약 파기에 따른 이주비 9000여만원을 사업소득으로 판단하지 않고 국세청에 자진신고하지 않아, 본 세금에 가산세를 더해 세금을 내야했다.<자료=비자트>

종합소득세는 매년 5월31일까지 신고해야 하고, 이날까지 신고하지 않으면 무신고가산세(본 세금의 20%)나 과소신고가산세(본 세금의 10%)와 함께 납부불성실가산세가 붙는다. 납부불성실가산세는 납부해야할 본 세금×체납일수×0.0003%다. 본 세금의 연 최고 10.95%까지 가산되며, 종류에 따라 5년에서 7년까지 부과된다.

가산세 적용기간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세금이 또 불어난다. 이것이 가산금이다. 가산금은 첫달 3%, 이후 매달 1.2%의 세율로 최고 60개월까지 더해진다. 최고 75%까지 적용된다.

A씨의 경우, 계약파기에 따른 이주비 9000여만원을 사업소득으로 판단하지 않고 국세청에 자진신고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국세청은 A씨에게 9000여만원에 대한 사업소득세 3150만원(35%)에다 ‘과소신고가산세 315만원(10%)과 납부불성실가산세 1695만원(53.9%)’ 등 총 5160만원의 세금을 고지했다. A씨는 고지서를 받고 세금을 납부해 지난 1일부터 적용될 가산금은 피할 수 있었다. 제때 신고하지 않은 실수가 세금폭탄으로 돌아온 것이다. 제때 신고했으면 3150만원으로 정리됐을 일이었다.

세금납부하기 힘들다면…납부기한연장과 징수유예 신청

실수를 해서 억울해도 세금은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A씨가 갑자기 5000만원이나 되는 세금을 낼 형편이 안됐다면 어떻게 해야되나. 고지된 세금을 납부하기 힘들 때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납부기한연장신청과 징수유예신청이다.

납부기한연장신청은 자진신고납부분에 대해서만 할 수 있다. 징수유예는 가산세 또는 가산금까지 포함된 납부고지서분 전체에 대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더 이상의 가산세와 가산금이 붙지 않는다. 두 경우 모두 미수금이 발생하거나 매출액이 떨어지는 등 사업상 어려움이 있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납부기한 3일전까지 신청해야하고, 연장과 유예기간은 연장과 유예신청이 받아들여진 날로부터 9개월 이내다.

예전에는 납부기한연장과 징수유예를 신청하려면 담보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경우에 따라 담보없이 신청할 수 있다. 생산·제조업 사업자는 5000만원 이하의 납세액에 대해 담보를 면제한다. 5년 이상의 사업을 계속한 경우 1억원, 20년 이상은 2억원까지 가능하다.

양천세무서 최순용 과장은 “많은 사업자들이 사업상 어려움이 있어도 납부기한연장이나 징수유예 신청을 잘 하지 않는다”며 “상황에 따라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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