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A사는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고심하다 2년전 중국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상하이 인근에 공장을 세우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개월여. 부품을 한국으로부터 공급받아 조립하는 방식이어서 인력만 채용하면 되는 것으로 단순하게 판단했다. 결국 A사는 생산후 1년반 동안 중국에서 판로를 만들지 못해 공장 문을 닫았다.

최경 코스맥스차이나㈜ 사장은 “중국 진출시 꽌시(인맥)을 믿고 사업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술경쟁력과 함께 3년내 버틸 자금을 보유할 것”을 제언했다.   ©중기이코노미

KOTRA에 보고된 중국진출 기업의 실패 사례들이다. 이처럼 현지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사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갈등만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하나의 정부, 여러 시장이 있는 나라”=코스맥스차이나㈜ 최경 사장은 28일 한국중소기업학회·IBK기업은행 등이 주최한 ‘희망 중소기업 포럼’에서 우선 “꽌시를 믿고 사업을 전개하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또 합작이라는 게 복잡한 내부 의사결정을 갖고 있어 ‘이혼을 전제로 한 결혼’과 같다고 비유하며 “가급적이면 현지기업과 합작투자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국진출 13년차인 최 사장은 “중국은 하나의 정부, 여러 시장이 있는 나라”라면서 “그만큼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케이스가 있는 곳이어서 ‘중국 전문가’를 내세울 수 없다. 오히려 4박5일 중국 출장을 다녀온 사람이 중국 전문가”라고 말했다. 사정이 다양해 직접 현지에서 경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그는 “중국에는 안되는 것이 없는 나라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며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의법치국(依法治國)의 나라”라고 했다.

<자료=코스맥스㈜>

주문자가 만들어준 설계도에 따라 생산하는 단순하청 생산방식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달리 ODM은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제조업체가 주도적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기술력을 보유한 제조업체가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망을 보유한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시스템이다. 위탁생산방식인 OEM과 ODM은 자기 브랜드가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소비재는 상하이, 기타산업은 지방도시”=코스맥스는 자기 브랜드가 없다. 더페이스샵·미샤 등 국내 브랜드부터 로레알·존스앤존스·랑콤 등 해외 유명브랜드까지 이들 화장품의 뒷면을 보면 ‘코스맥스’라는 이름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다. 현재 이 회사의 고객사는 국내외 600여개다. 유명 화장품은 대부분이 코스맥스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료=코스맥스㈜>

시장 조사결과 통신 등 기간산업은 베이징, 섬유·패션 등 소비재산업은 상하이, 그밖의 산업은 지방에 들어서는 게 낫다고 판단해 상하이와 광저우에 생산공장을 세웠다. 또 중국인들은 이직률이 높은데다, 금전에 상당한 민감한 편이어서 회사는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보상체계를 마련하는데도 각별한 신경을 썼다. 이 때문에 중국진출 후 11년 연속 연평균 40%이상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최 사장은 “소통과 공감이 가장 중요한 만큼 ‘통역 양성’이 급선무”라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믿을만한 인재를 찾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5년안에 따라 잡히지 않을 경쟁력을 보유하고 ▲최소 3년은 버틸 자금을 확보하며 ▲중간간부가 아닌 최고경영자(오너)가 직접 현지에 독자적으로 진출할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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