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간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환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환율상승(원화가치 절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소기업연구원의 홍성철 연구위원은 29일 발표한 ‘영국의 EU탈퇴 배경과 중소기업에 대한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와 중기이코노미 취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국내에 투자된 영국 및 유럽계 자금이탈이 우려돼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브렉시트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에 대비해 신용보증·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보험공사 등을 중심으로 공조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연구위원은 이날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에서 “외환이탈 등으로 신용경색 국면이 도래하는 경우 시중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자금을 회수하고, 대출을 축소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 자금난이 확산되지 않도록 자금 여건에 따라 정책금융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불안이 실물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국내기업들의 영국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의 외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금융시장 불안이 투자 및 소비 위축 등 국내 실물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 홍 연구위원이 인용한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영국 수출액은 73.9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4%에 불과하다. 또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61.3억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1.2% 수준이다.

2015년 기준 중소·중견기업의 영국 수출액 비중은 각각 0.17% 및 0.16%로 합해봐야 0.3%다. 대영국 수출기업 수는 7000여개며, 이중 중소기업 비중은 약 64%다.

전체 수출입 규모 측면에서 영국의 비중은 낮지만, 2014년 이후 전반적인 수출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영국 수출은 20%대의 호조세를 기록하는 등 영국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영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 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와 민간 모두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는 것이 홍 연구위원의 지적이다.

정부의 대처방안과 관련 홍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신용보증·기술보증기금 등 경기 대응적 중소기업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해 중소기업 자금, 수출입 여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애로 및 불안 요인을 신속하게 풀수 있도록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또 그는 엔고에 따른 환율상승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차원의 대응방안도 언급했다. “유럽시장에서 자동차, 자동차부품, 반도체 등의 경우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고 있다”며 “가격경쟁력을 갖춘 이들 제품과 연관된 수출 중소기업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엔고에 따른 환율상승 효과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내수 중소기업의 경우,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제조원가 상승 압력에 온전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홍 연구위원은 “원자재가격 변동에 따라 대기업의 납품단가를 조정하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차원의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평소에 환변동 리스크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환리스크 관련 보험에 가입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